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사퇴 기자회견 중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후보 지명 14일 만인 24일(이하 한국시간) 전격 사퇴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세종로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시점에서 내가 사퇴하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오늘 총리 후보를 자진사퇴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자의 총리 낙마는 안대희 전 대법관에 연이은 중도하차이며,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김용준 전 헌재소장까지 포함하면 3번째다.

문 후보자는 회견에서 “저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도와 드리고 싶었다”며 “그러나 제가 총리 후보로 지명 받은 후 이 나라는 더욱 극심한 대립과 분열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며 사퇴결심 배경을 밝혔다.

과거의 발언과 글로 인해 ‘친일 논란’에 휘말린 뒤 억울함을 호소해 오던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는 더 이상의 ‘버티기’가 박 대통령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담을 느낀 결과로 보인다.

또 국가보훈처가 자신을 애국지사의 손자로 추정된다고 확인함에 따라 다소간 명예회복이 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문 후보자는 이날 회견에서 후보직을 유지하는 동안 정치권과 언론이 자신에 대해 비판과 사퇴 압박을 가한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법을 만들고 법치의 모범을 보여야 할 곳은 국회인데 이번 저의 일만 해도 대통령께서 총리 후보를 임명했으면 국회는 법절차에 따라 청문회를 개최할 의무가 있다”며 “그러나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많은 분들이 신성한 법적 의무를 지키지 않고 저에게 사퇴하라고 말씀하셨다”며 불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