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졸전 끝에 16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무승으로 16강에 오르지 못한 한국팀의 몰락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4강 신화에 이어 원정 첫 16강을 기록했던 한국 축구가 1990년대로 되돌아간 것은 한국 축구의 매스터플랜을 짜야 하는 대한축구협회의 무능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축구협회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직후 대표팀을 맡은 조광래 감독에게 평가전 부진의 책임을 물어 15개월 만에 해임했다. 조 감독은 4년을 내다보고 대표팀에 ‘선진축구’를 심겠다며 팀을 다져갔지만, 축구협회는 일본과의 평가전 패배 책임을 물어 기술위원회조차 열지 않은 채 조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대표팀을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은 최강희 감독이 본선 진출까지만 맡겠다는 공언대로 물러나자, 축구협회는 대표팀을 맡을 준비가 안 된 홍명보 감독에게 서둘러 바통을 넘겼다.
해외파가 핵심전력이 된 대표팀에 한해 몇 차례 열리는 A매치와 한 달여 전지훈련으로 월드컵을 치르기에는 터무니없이 시간이 부족한 데도 협회는 ‘4년 구상’도 지켜봐 줄 인내심이 없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등의 성적은 축구협회가 거스 히딩크, 허정무 감독에게 3년 이상 임기를 보장해 줄 때 나왔다.
협회의 낮은 경쟁력은 ‘축구정치’ 때문이기도 하다. 집행부는 철저하게 자기 쪽 사람을 챙기고 반대파는 배제한다. 최상의 조합이 되어야 할 대표팀은 팀 색깔이나 선수 구성에서 혼란을 겪게 되고, 4년을 허송세월한 결과는 브라질에서 드러났고,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자원인 홍명보 감독도 치명상을 입었다.
축구협회는 대표팀이 미국 전지훈련을 떠나기 직전에 선수들에게 풍토병 예방접종을 했다. 이 때문에 전지훈련 중 일부 선수들이 고열 등으로 훈련을 하지 못했다. 일본축구협회가 이미 3개월 전 예방접종을 한 것과 비교하면 준비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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