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회 고위 관계자 유임 시사…홍 감독 결단만 남은 듯
홍명보 감독이 지난달 30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의 거취가 3일 발표된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한국시간)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허정무 협회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감독이 직접 의사를 밝히기 전에 협회가 나서 거취를 결정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며 ‘집행부 회의를 통해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거취 결정에 관여하는 협회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홍 감독의 유임에 무게를 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 관계자는 ‘홍 감독이 한국 축구를 위해 해준 게 많다’며 ‘청소년 팀도 그렇고, 올림픽 팀도 그런데 이번에 잘하지 못했다고 나가라고 할 수는 없는게 아니냐’고 말했다.
수뇌부의 중론이 홍 감독의 유임 쪽으로 기우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홍 감독은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을 18년 만에 8강으로 이끌었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한국 축구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동메달)을 선사했다.
그러나 홍 감독이 스스로 사퇴를 요구할 수도 있어 그가 계속 지휘봉을 잡을지는 불투명하다.
홍 감독의 거취를 두고 현재 해임과 유임, 두 입장이 축구계 안팎에서 맞서고 있다.
선수선발 과정의 잡음, 전술적 실패의 책임을 무겁게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 여론에서는 득세하고 있다.
그러나 홍 감독이 월드컵 본선을 1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사실을 고려해 한 차례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협회 내부에서는 내년 아시안컵 종료까지의 계약기간을 존중하자는 입장과 업적을 존중하자는 입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1무2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12분 동안 세 골을 내주고 벨기에와의 3차전에서 10명을 상대로 패배하는 등 경기내용도 좋지 않았다.
졸전의 원인으로는 홍 감독의 전술 실패가 강하게 지적됐다.
하지만 월드컵 준비 기간에 사령탑을 세 명씩이나 바꾼 협회 행정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도 그에 못지않게 많다.
협회는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해 애초에 조광래 감독을 선임했다가 갑자기 경질했다.
본인 의사와 달리 지휘봉을 잡은 최강희 감독은 본선 진출만을 목표로 삼아 최종예선 때까지만 대표팀을 이끌었다.
홍 감독은 본선을 1년 앞두고 역시 거부하다가 지휘봉을 잡고서 이번 대회에서 참패했다.
월드컵 예선이 본선을 위한 준비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한국은 협회 행정 때문에 준비기간의 3분의 2를 허송한 셈이다.
축구협회는 홍 감독의 거취를 결정한 뒤 행정 지원 실패 등과 같은 다른 문제를 시간을 갖고 따로 분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협회가 홍 감독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해 성난 여론부터 무마하려고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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