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이 길에 넘치는 여름이다. 온 가족이 기차에서 내린 듯 각자의 짐을 끌고 간다. 5,6세가량의 여아가 한손으로 짐을 끌고, 다른 한손으로 큰 아기(인형)를 안고 같이 간다. 아마 가족 중 아무도 아기를 집에 두고 가자고 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그 아기는 당연히 그 가족의 일원이니까.
어렸을 때의 소꿉장난은 재미있는 놀이이다. 이것저것 모아서 집안을 꾸미고, 각자 가족의 역할을 정해 서로 대화하면서 노는 소꿉장난은 한 가정의 모형을 넘어 꿈의 세계가 된다. 우선은 가정에서 흔히 듣던 말과 몸짓 흉내로 시작되지만, 어느 틈에 각자의 하고 싶은 말과 몸짓으로 이어지면서 상황이 발전한다. 소꿉장난은 상황연극의 모체이다.
부모는 누구나 자녀교육에 최선을 다 한다. 교육의 목적은 자녀가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자립할 수 있다는 것은, 우선 건강하고, 사회의 기본 질서를 지킬 수 있고, 지식이나 기능으로 사회에 공헌하면서 생계를 이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도록 하는 일이다. 그래서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교육기관과 협력하면서 자녀를 키운다.
그런데 이 가정교육이나 학교교육이 목적은 같지만 그 과정에서 효과의 많고 적음의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엄한 표정을 짓고, 목소리를 가다듬어서 옳고 그른 것을 알려야만 교육이 되는 것인가. 즐거운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깨닫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자녀나 학생과 함께 일하면서, 놀면서 자연스럽게 어떤 교훈을 얻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교육의 과정이 즐거운 분위기로 바뀔 수는 없을까.
어렸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한 아이의 모습이 생각난다. 그 아이는 친구들한테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우리 가족은 함께 게임을 많이 했어요. 그때마다 ‘게임 약속을 지키자’고 서로 다짐을 하였지요. 그 버릇이 생활 전반의 바탕이 된 것이에요.”
놀이를 통해 좋은 가치를 가르쳐주었으니 이상적인 가정교육이 아닌가.
어린이가 어른한테 인사를 잘 할 때마다 카드를 한 장씩 주고, 이 카드가 스무 장이 되면 장난감을 하나씩 주는 방법은 어떨까. 상품을 받으려고 출발한 일이 어느새 좋은 습관을 기르게 되지 않을까.
“안녕하세요?” 하루 중 어느 때나, 누구에게나 건넬 수 있는 이 인사말에 익숙한 어린이를 만나기 힘든 이곳 생활이다. 인사 잘 하는 어린이를 만날 때마다 주는 한 마디의 칭찬이 상품 이상으로 어린이를 격려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고 자녀나 학생들의 훈육을 위해 모두가 싫어하는 일을 시키는 일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화장실 청소를 시킨다든지 쓰레기통 청소를 시키는 따위이다. 우리는 어린이들의 인성교육을 지식교육의 밑바탕으로 삼고 싶다. 그렇다면 싫어하는 곳의 청소를 벌로 시키는 것은 생각할 문제이다. 그런 일은 차례로 하든지, 다 같이 하든지, 희망자가 하는 것이 좋겠다.
학령기에 그룹으로 이루어지는 학교생활은 사회생활의 축소판이며, 여기서 상호 협력하는 이치와 거기에 참가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그 기쁨을 알게 된다. 주로 그 이전에 즐기는 소꿉장난도 놀이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의 한 과정이다. 인형아기를 돌보는 일은 엄마의 일로 이어지고, 그 밖의 가족이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흉내 내게 된다. 어린이들의 소꿉장난은 미래의 가정생활로 이어지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더 즐겁게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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