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삶의 투쟁에서 벗어나 내적 평화와 외적 안정을 갈구한다. 해가 뜨고 지고 파도가 밀려오고 쓸려가고 들숨 날숨을 통해 생명이 유지되는 자연의 이치를 본다면 모든 살아있는 것은 오르락내리락, 들락날락하는 움직임의 연속이다. 음양의 이치로 낮이 길면 밤이 짧아지듯 음이 계속 우세하면 저절로 양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삶의 유동성은 오름세 내림세의 방향을 제시해준다. 그러므로 평화로움만 찾는 것보다 전쟁 중에 평화, 매일의 일상투쟁 속에서 평정을 발견해야 한다.
잠시 집념에서 벗어나 삶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그 순간에 평화로움이 우리에게 스며든다. 어느 성인은 슬픔 속에 위로가 있고 위로 속에 슬픔이 있다고 말한다. 절망 속에 희망이 존재하고 폐허 속에 창조의 씨가 움틀 거리듯이 분리된 두 현실의 이원적 세계관이 아니라 하나 속에 둘이 함께 어울려져 서로 떼어낼 수 없는 기본요소이다.
밀물과 썰물이 곧 파도이고, 밤과 낮이 연결되어 하루가 되고, 삶 속에 기쁨과 고통이 공존하고 그리고 들숨날숨이 합쳐서 한 숨이 된다. 최근 공항대기실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귀여운 어린 아이들의 모습은 나에게 환한 미소를 짓게 한 아침선물이었다. 그리고 탑승시간에 맞추느라 급히 발길을 옮기면서 몇 년 전 워싱턴 포스터지에 발표된 글을 떠올렸다.
어느 추운 겨울 아침 출근하는 사람들로 분비는 전철역에서 갑자기 바이올린 연주가 시작되었다. 45분간 바흐의 작품들이 연주되는 동안 약1100명가량 지나갔지만 20-30초간 잠깐 멈추어서 연주를 감상한 사람들은 단지 80명 안팎이었고 나머지는 본체만체 스쳐갔다고 보도되었다. 예상치 않은 시간에 아주 평범한 공공장소에서 풍요로운 이벤트가 일어나고 있다면 행인들은 그것을 즐길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가지고 연구한 프로젝트로서 그 바이올린 연주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쟈슈아 벨이었다.
아무리 멋진 음악을 선사해도 일상의 쳇바퀴에서 잠시 멈추지 않으면 삶의 아름다운 선물의 순간들은 스쳐갈 뿐이다. 박수갈채와 가시밭길이 공존하는 삶의 여정에서 앞 만보고 추진하다 보면 그 과정에 놓인 지혜들도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 계절이 바꾸어지는 순간들을 의식하고, 바람결에 스치는 옛 추억에도 잠시 머물고, 별들이 속삭이는 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노란 들꽃에도 눈길을 주는 마음의 여유로움만이 신의 선물들을 보게 하는 지혜의 길목으로 들어서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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