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부리그팀 MK 돈스에 굴욕적인 0-4 참패
▶ 캐피털원컵 첫 판 탈락… 반 할 감독 위기
맨U 사령탑으로 3번째 공식경기에서 치욕적 참패를 당한 루이 반 할 감독이 침통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MK 돈스의 윌 그릭이 후반 18분 전광석화 같은 역습으로 자신과 팀의 두 번째 골을 뽑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MK 돈스가 도대체 어떤 팀이지?웬만큼 유럽축구에 정통한 팬이라도 생소하게 들릴 이름을 지닌 잉글랜드의 3부리그 팀이 전통의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역사에 기록될 치욕의 참패를 안겼다.
이번 시즌 지휘봉을 잡은 맨U의 루이 반 할 감독은 취임 후 3번째 공식경기까지 1승도 챙기지 못한 상태에서 어쩌면 구단 역사상 가장 굴욕적인 참패부터 당하면서 출발부터 전혀 예기치 못했던 최악의 위기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26일 잉글랜드 버킹햄샤이어의 스테디엄:MK에서 벌어진 잉글랜드 리그컵인 캐피털원컵 2라운드에서 맨U는 잉글랜드 3부리그(리그1) 소속의 MK 돈스에게 0-4라는 충격적인 참패를 당했다.
이날 맨U는 웨인 루니와 로빈 반 페르시 등 지난 주말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나섰던 선수 10명이 빠진 사실상 2진 라인업을 내세우긴 했으나 그래도 대니 웰벡,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자니 에반스, 안데르손, 신지 가가와 등 1진 선수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그런 맨U가 창단된 지 겨우 10년 밖에 되지 않는 일천한 역사를 지닌 3부리그 팀에게, 그것도 0-4라는 엄청난 스코어차로 대패할 것이라곤 상상도 하기 어려웠다. 맨U 역사상 최악 중 하나로 기록될 참패였다.
리그컵 4회 우승기록을 갖고 있는 맨U는 이 대회에서 2라운드부터 나서는 것부터가 오랜 만이었다. 맨U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7위에 그친 탓에 1995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으로 리그컵을 2라운드부터 시작해야 했는데 이날 스코어뿐 아니라 경기 내용에서도 넘치는 활기와 투지, 그리고 칼날같이 예리한 결정력을 선보인 돈스에게 완패, 단칼에 탈락하고 말았다.
이날 슈팅수에선 17-12, 코너킥에선 10-0으로 앞섰으나 유효슈팅에선 4대8로 뒤졌다. 맨U의 첫 유효슈팅이 이미 0-3으로 뒤진 후반 27분에 나왔으니 최악의 졸전이라 해도 할 말이 없었다. 지난 시즌 부진으로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출전 길이 막힌 맨U는 이 대회에서도 탈락하면서 이제 올 시즌 희망은 프리미어리그와 FA컵 두 개 타이틀만 남게 됐다.
구단 역사상 최고 관중인 2만7,000여명의 홈팬들 앞에서 ‘고래사냥’에 나선 돈스는 전반 25분 맨U 수비수 조니 에반스의 어이없는 실책에 편승, 선제골을 뽑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자기 문전에서 볼을 잡은 에반스의 부주의한 패스를 가로챈 벤 리브스가 옆으로 내준 볼을 윌리엄 그릭이 논스탑 오른발슛으로 차넣어 선취골을 뽑아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돈스는 후반 18분 미드필드에서 맨U의 패스미스에 편승해 시작된 역습에서 왼쪽 측면을 돌파한 리브스가 문전으로 예리한 크로스를 올리자 그릭이 쇄도하며 가슴으로 바로 볼을 쳐 넣어 이변을 예고하는 추가골을 터뜨렸다. 기세가 오른 돈스는 후반 25분과 39분 아스날에서 임대된 선수인 베닉 아포베가 연속골을 추가, 리드를 4-0으로 벌리며 맨U를 말 그대로 ‘멘붕’ 상태로 몰아넣었다.
맨U는 경기 막판 영패의 치욕을 면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으나 두 차례 결정적인 슈팅이 돈스 골키퍼 데이빗 마틴의 환상적인 선방에 막히면서 그마저도 피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맨U가 리그컵 2라운드에서 패한 것은 1995년 역시 1부리그팀인 요크에 두 게임 시리즈에서 3-4로 진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맨U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첫 두 경기에서 스완지시티에 패하고 선덜랜드와 비긴 뒤 캐피털원컵에서 3부리그 팀에 0-4로 대패해 탈락하는 악몽의 스타트를 보이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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