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비극이 발생한지 100일이 넘었다. 자식 잃은 부모들의 가시지 않는 비탄과 억울함은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5천만이 탄 ‘대한민국호’마저도 세월호의 침몰을 뒤따라 같이 침몰해가고 있는 지경이다.
어린 자식을 잃은 부모의 찢어진 가슴이야 이루 말할 수 없고 더욱이 그 참사가 인재로 인한 것이기에 더 억울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기에 모든 국민이 그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기를 바라고 있다.
비겁한 책임자들과 올바른 직무수행을 다하지 못해 비극을 키운 자들을 조사해야할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비극의 씨는 탐욕스런 기업주와 부패한 정부 감독기관의 오랜 폐단에서 싹튼 것이므로 이번 계기에 철저히 도려내어 다시는 이러한 인재가 재발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 그 누구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보다 더 냉철한 시각으로 이 세월호에 함께 발이 묶여 오천년의 역사와 오천만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호’가 함께 침몰해야 하느냐는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세월호 문제가 장기화되고 국정이 마비될 정도가 된 이면에는 희생자 가족의 비탄과 분노를 정략적으로 이용한 정치인들의 책임이 절대적으로 도사리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월호 희생자들 가족만의 나라가 아니다. 이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고 하여 이를 빌미로 시급한 국정사항, 특히 민생 경제문제까지 팽개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치인들은 눈앞의 표를 더 얻겠다고 이치에도 맞지 않는 헌법 위의 ‘땟법’에 동조하며 모든 국정을 세월호에 연계시켜 국가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한국전쟁 참전자인 필자는 입만 벌리면 ‘국민제일주의’를 부르짖는 위선적인 정치인들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다. 6.25 전쟁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몸을 던져 싸우다가 북한군에게 포로가 된 우리 국군들이 아직도 북쪽에 억류되어있다. 이들은 볼모의 몸이 되어 평생을 지옥 같은 생활 속에서 조국의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다 이 순간에도 한 많은 삶을 마감해가고 있다.
북한에 억류되어있는 수만명 국군포로들의 송환을 위해 정치인들이 단식은 고사하고 촛불 하나라도 들고 ‘국군포로 송환’을 외치던가, 아니면 가슴에 그 흔한 노란색 리본을 달고 한번이라도 거리행진을 한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억류된 국군포로들은 수학여행을 가다 희생된 자들이 아니다. 꽃 같은 청춘에 바로 조국 대한민국을 지키다가 희생된 자들이다.
한 때는 남의 집의 귀한 자식이요, 그들 가정의 유일한 삶의 희망이었던 우리의 아들들. 60여년이 지나는 동안 그들을 잃고 완전히 망한 집안들이 얼마나 되는지 정치인들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조국을 위해 싸웠으나 조국에 의해 버림받은 대한민국 아들들의 절망을 헤아려본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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