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오픈 남자단식 두 아웃사이더 패권 다툼
▶ 페더러-나달-조코비치-머리 철옹성에‘균열’
메이저 17승에 빛나는‘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는 2012년 윔블던 이후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노박 조코비치가 일본의 게이 니시코리에 덜미를 잡힌 것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대 이변이었다.
세대교체 신호탄인가.
8일 막을 내린 US오픈 테니스 챔피언십에서 지난 10여년간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돌아가며 싹쓸이했던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의 ‘빅3’가 한 명도 결승에 오르지 못한 사실로 인해 남자 테니스계의 세대교체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상 첫 메이저 남자단식 아시안 챔피언에 도전했던 일본의 게이 니시코리와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 두 ‘아웃사이더’가 결승에서 패권을 놓고 격돌한 것은 그야말로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이변 중 이변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이 일회성 해프닝일지, 본격적인 세대교체의 신호탄인지는 섣불리 속단하기 어렵지만 지난 10년 가까이 그랜드슬램 무대에서 그들 외엔 그 누구도 트로피 근처에 접근하지 못하게 했던 ‘빅3’의 철옹성에 균열이 나타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사실 조코비치(1위), 나달(2위), 페더러(3위) 등 빅3는 지난 2004년 이후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돌아가며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1년간 펼쳐진 44차례의 메이저 대회에서 페더러가 16회, 나달 14회, 조코비치 7회 우승을 차지했으니 44개 메이저 대회 중 무려 84%에 달하는 37개를 이들이 나눠가진 셈이다.
여기에 2012년 US오픈과 2013년 윔블던 우승을 차지하며 이들에 육박하기 시작한 앤디 머리(9위·영국)를 합치면 이들 4명이 없는 메이저 대회 결승은 상상도 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사실 지난 2005년 호주오픈 결승에서 마랏 사핀(러시아)이 레이튼 휴잇(호주)을 꺾고 우승한 이후 메이저 남자단식 결승에서 이들 4명 중 한 명이 오르지 못한 대회는 한 번도 없었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 US오픈에서 바로 그 아성에 금이 간 것이다. 나달이 손목부상으로 불참한 가운데 조코비치와 페더러가 4강까지 진출했을 때 까지만 해도 이들이 결승에서 만날 것이 기정사실처럼 여겨졌으나 전혀 예상을 뒤엎고 니시코리와 칠리치가 이들을 꺾었다. 호주의 스포츠 베팅업체 TAB에 따르면 이들이 결승에서 만날 것으로 베팅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을 정도로 의외의 결과였다.
문제는 과연 이것이 일회성 이변이나 하는 것이다. 페더러의 경우 이미 나이가 33세로 현역 은퇴를 준비하기 시작할 단계에 접어들었고 나달과 머리는 여러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가장 꾸준하게 대회에 나서고 있는 조코비치 역시 올해 윔블던 우승 후 결혼을 한 뒤 페이스가 많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도 이들 ‘빅4’의 기량이 정상급인 것은 분명하기에 속단은 어렵지만 크게 보면 세대교체가 시작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페더러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나이가 그리 많지 않아 아직 이들의 아성이 진행형일 가능성 또한 충분하다. 나달이 28세, 조코비치와 머리가 27세로 이들이 부상의 덫만 피할 수 있다면 아직도 3~4년 이상 정상을 호령할 여지가 충분하다.
하지만 어느덧 분명해진 것은 지난 10년처럼 그 어느 누구도 범접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철옹성을 계속 지켜가는 것은 힘들 것 이라는 사실이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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