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주한 <공인회계사>
한 가난한 소년이 있다. 길거리에서 빈병을 줍고 음료수도 판다. 형들과 작은 치킨 샌드위치 가게를 연다. 그로부터 15년. 어느덧 청년이 된 그는 미국 전역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늘려나간다. 마침내 작년에 KFC를 추월했다.
미국 최대 치킨 레스토랑 업체 칙필라(Chick-fil-A)의 이야기다. 이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은 트루엣 캐시(Truett Cathy). 빈병을 줍던 소년이 미국 전체에서 61번째 억만장자가 되었다. 그가 며칠 전 세상을 떠났다.
신문의 한 면을 통째로 쓴 그의 부고 광고를 봤다. 넓은 지면이 대부분 비어있다. 그런데도 한참을 들여다봤다. 달랑 사진 한 장과 성경 한 구절. “A Good Name Is Rather To Be Chosen Than Great Riches And Loving Favor Than Silver And Gold" 돈보다 명예와 이름을, 재물보다 사랑과 존경을.
잠언 22장 1절은 캐시 회장의 좌우명이라고 한다. 일요일에는 전국 1,800개 매장의 어디도 문을 열지 않는 고집 센 기독교 사업가라는 일부의 비난이 그를 따라다녔다. 그럼에도 살아서는 존경을 받고 죽어서는 수천 명의 조문객들이 슬퍼한 이유는 그가 보여준 소외된 이웃에 대한 따뜻한 눈길 때문이다.
캐시 회장처럼 많은 개인들과 회사들이 어렵게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한다. 통계를 보면 미국에서 전체 스몰 비즈니스 업체들의 75%가 기부금을 낸다고 한다. 금액으로는 순이익의 6% 정도라고 한다.
세금공제만을 노리고 기부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기부금은 세금 혜택이 따라온다. 다만 몇 가지 주의할 것이 있는데, 뭔가를 기대하고 주는 것은 공제가 안 된다(quid pro quo test). IRS 감사에서 가장 많이 걸리는 것이 이 조항이다. 그나마 최근의 법원 판결을 보면 반대급부를 금전적인 것으로 한정하는 것이 다행이다.
C Corp은 대부분 순이익(기부금 공제 전)의 10%까지만 금년에 공제받을 수 있다. 나머지도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앞으로 5년동안 이월된다. 물론 직원들 매칭펀드 같이 공제에 제한이 없는 것도 있다. 이 경우 9월말 법인이라면 세금보고 마감인 12월 15일까지만 기부를 하더라도 9월말 결산 때 공제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개인 사업체, LLC, S Corp, 파트너십은 비즈니스 세금보고에서 공제되는 것이 아니라 오너가 개인세금보고를 할 때 공제받을 수 있다. 세무상으로는 개인과 하나로 보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 수표로 기부하는 것과 개인 수표로 하는 것에 세무상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개인과 회사를 적당히 나누는 것이 전체적으로 유리한 사례도 있다. 기왕에 하는 기부금이라면 세금 혜택까지 따져본다고 해서 그 순수함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가을바람이 차진다. 곧 추운 겨울이 올 것이다. 소외된 이웃을 더 많이 생각해야 하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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