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 번째 방황이 가르쳐준 것들 / 이백만 지음·메디치미디어 펴냄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저자 이백만은 돌연 캄보디아로 떠났다. 절대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그는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한 건전한 일탈”이라며 떠났다. 휴식을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킬링필드의 시기를 거쳤고 여전히 혹독한 가난에 허덕이는 캄보디아에서 저자는 봉사단체에서 일했다. 청와대에서 일했던 사람이라는 ‘커다란’ 딱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엉클죠’라고 불러달라며 몸을 낮췄다.
책은 신문기자 출신으로 정계 입문해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일했던 저자가 인생의 새로운 장의 시작 격으로 택한 캄보디아에서의 봉사활동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곳에서의 시간들은 1956년생 베이비부머로 태어나 늘 경쟁 속에서 바쁘게 살았던 그가 예순을 앞두고 빠져든 ‘인생의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 찾기의 과정이었다.
자원봉사는 남을 돕는 일들이지만 정작 저자는 봉사의 시간을 ‘이기적’이었다고 적었다. “엄밀하게 말해서 내가 살기 위해 캄보디아에 간 것이지 캄보디아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간 것은 아니었다”라며 “상당히 이기적인 발상이었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저자는 예수회 신부들이 주도하는 장애인직업기술학교 ‘반티에이 쁘리업’에 머무르며 자기 일을 스스로 처리하는 ‘자활’과 공동체 생활을 통한 ‘함께 사는 지혜’를 터득했다.
명상과 묵상,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보내면서 저자는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게 됐다. 그 속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회고도 포함됐다.
“사실 노무현은 패장이다. 그의 정치 인생을 관통하는 단어는 영광과 승리가 아니라 좌절과 패배다. 억울한 서거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패장이라고 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동서고금의 역사에는 ‘위대한 패장’이 적지 않다. (중략) 김구는 이승만에게 졌지만 민족의 지도자로 칭송받고 있다. 노무현도 이명박에게 졌다. 패자 노무현과 승자 이명박이 역사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두번째 방황을 마친 저자는 신학 공부를 계속하면서 국내외 공동체운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것이 그가 ‘아름다운 패장’ 노무현의 정신을 이어가는 길이라고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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