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축구, 파라과이 2-0 깼다
▶ 벤치멤버 파격 기용… 사령탑 산뜻 데뷔, 김민우·남태희 연속골 남미 강호 제압
경기 도중 조영철을 격려하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
남태희가 전반 32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이용의 크로스를 논스탑 오른발슛으로 연결한 뒤 볼이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
기대 이상으로 첫 단추를 잘 뀄다. 새로 한국축구의 지휘봉을 잡은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한국 사령탑 데뷔전에서 남미의 다크호스 파라과이를 상대로 쾌승을 이끌며 산뜻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FIFA랭킹 63위인 한국은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평가전에서 전반 27분과 32분 터진 김민우와 남태희의 연속골로 파라과이(FIFA랭킹 60위)를 2-0으로 완파했다. 김민우와 남태희는 각각 자신의 7번째와 13번째 A매치에서 첫 골을 신고했다.
예상을 완전히 깬 파격적인 선수기용이 대 성공을 거둔 경기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주로 벤치만 지켰던 멤버들을 대거 스타팅 멤버로 투입했고 오랜만에 대표팀에서 필드에 나설 기회를 잡은 ‘벤치 멤버’들은 인상적인 활약으로 보답하며 완승을 주도했다.
특히 지난 7일 소집돼 호흡을 맞출 시간이 단 사흘밖에 되지 않았지만 공격진에서 보여준 창의적인 움직임과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은 신선한 충격과 더 큰 기대를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파라과이를 상대로 그동안 백업 자원으로 주로 활용된 조영철(카타르SC)과 남태희(레퀴야SC)를 각각 원톱 스트라이커와 처진 스트라이커에 배치하는 실험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섰다.
좌우 날개에 김민우(사간 도스)와 이청용(볼턴), 중원에 기성용(스완지시티)-한국영(카타르 SC) 조합이 투입됐고 포백은 약 3년만에 태극마크를 단 홍철(수원)이 이용(울산)과 좌우 풀백으로 나서고, 곽태휘(알 힐랄)와 김기희(전북)가 중앙 수비수를 맡았다. 골키퍼로는 A매치가 단 3번째인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발탁됐다. 스타팅 11 가운데 5명이 A매치 경력이 한 자리수에 불과할 정도로 파격적인 라인업이었다.
한국은 이날 경기 초반엔 중원에서 안정위주의 패싱으로 수비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전반 15분여가 지나면서 서서히 공세의 수위를 높여갔고 전반 중반 5분 간격을 두고 찾아온 두 차례 득점찬스를 모두 깔끔하게 골로 연결시키며 일거에 승기를 잡았다.
전반 27분 파라과이 진영에서 볼을 가로챈 뒤 이청용이 오른쪽 측면에서 땅볼로 올려준 볼을 반대쪽에서 김민우가 잡은 뒤 상대수비와 골키퍼의 타이밍을 뺏는 한 템포 빠른 오른발슛으로 골 네트를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5분 뒤 추가골을 뽑아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이청용이 중앙으로 드리블해 들어가다 상대 수비라인 뒤로 오버래핑에 들어간 이용에게 완벽한 타이밍의 패스를 찔러줬고 이용이 올린 크로스를 남태희가 쇄도하며 깔끔한 오른발 논스탑 슛으로 마무리, 파라과이 골키퍼를 얼어붙게 만들며 2-0을 만들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자기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했던 남태희로서는 새 감독의 지휘봉 아래 중앙 미드필더로 볼 배급과 득점까지 책임지는 확실한 플레이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한국은 전반 43분 남태희의 패스를 받은 조영철의 슈팅이 다시 골 네트에 꽂혔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아쉬움을 남겼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청용 대신 손흥민(레버쿠젠)을 투입하고, 후반 14분 조영철 대신 이동국(전북)을 투입하며 테스트를 계속했고 후반 13분 손흥민의 침투패스를 받은 김민우가 골을 뽑아냈으나 다시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한편 전반 한국에 완전히 밀리는 경기를 한 파라과이는 후반들어 수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때리며 반격에 나섰으나 김진현이 지킨 한국 골문을 열지 못했다.
김진현은 후반 6분 데르릴스 곤살레스가 때린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내더니 후반 29분에도 호르헤 로하스의 위력적인 슈팅을 신들린 선방으로 막아내 슈틸리케 감독이 데뷔전으로 무실점 승리로 장식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의 강호 코스타리카(FIFA랭킹 15위)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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