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박근혜 대통령이 UN에서의 연설 차 뉴욕을 방문하고 동포 간담회 한번 없이 홀연히 떠나 버린 후, 뉴욕에서는 한인회와 총영사관 사이의 불화설이 마른 잎에 붙은 산불처럼 천파만파 확산되어가고 있다.
그럴 수가 있느냐? 총영사관은 무엇을 하였느냐? 한인회는 어찌했기에 그런 대접을 받아야 했느냐? 등 실망과 분노가 미디어를 타고 타는 불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과거에도 매번 그랬듯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뉴욕을 방문할 때면 리셉션에 누가 초대되느냐, 어느 단체의 멤버십이 이에 직결되느냐가 큰 관심사가 되고 쟁점이 되어왔다. 한인들의 조국에 대한 사랑의 발로임에는 틀림없겠으나 이를 관장하는 총영사관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힘들고, 골치 아프고, 귀찮은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오랜만에 뉴욕을 방문한 대통령이 한인들을 외면하고 간담회 없이 귀국해 버린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일뿐만 아니라 우리로서는 대단히 서운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특히 50만 한인들을 대표하는 뉴욕한인회 임원들이 느꼈을 모멸감은 서운함을 훨씬 넘었을 것으로 간주된다.
한인회에 몸을 담고 사회봉사를 하는 사람이나 총영사관에 부임되어 영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나 명심해야 할 것은 본인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그 일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지, 또 그 한계는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아는 일이며, 맡은 바 책임을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여 수행하는 것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뉴욕 총영사관은 ‘뉴욕한인회를 동반자 아닌 통치의 대상’으로 여긴다는 한인회장의 가슴쓰린 비판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자문하고 자성해야 할 줄로 믿는다.
한인사회 행사에는 코끝도 안 보이다가 한국에서 누가 온다하면 질세라 달려오는 창피스런 한인들도 본인의 몰지각한 행태가 이러한 비판에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자성해 봐야 할 줄로 믿는다.
뺨맞은 뉴욕한인회는 앞으로 뉴욕 총영사관과의 모든 협력관계를 끊겠다는 공고문을 냈고, 이어 지난 개천절 행사에도 총영사의 참석을 거부하였다는 후문이 퍼졌다. 뿐만 아니라 총영사가 화해 차 한인회장 자택을 방문하여 새벽까지 기다리다가 못 만나고 돌아섰다는 신문기사도 있었다. 한인회장에게 직접 물어보니 그날 저녁에는 자기가 출타 중이어서 그리되었다고 설명했다.
한인회도 총영사관도 일시의 격한 감정으로 해서 그 관계를 영원히 단절할 수는 없다. 사람은 거쳐 지나가도 뿌리 깊은 조직체는 계속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과 같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대한민국 대통령 방문 시 이에 합당한 의전 절차가 정해져야 할 것이다.
총영사관과 한인회가 천거한 몇몇 사람들이 소그룹을 형성하여 대통령 방문 시에 어느 기관 어느 위치에서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몇 명의 인원이 리셉션이나 간담회에 초대될 것인지를 명확하게 정해 놓는다면 이번과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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