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주한 <공인회계사>
부인이 먼저 말한다. "바람이 앞에서 부네요" 그러자 남편이 되묻는다.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이다. "아니지, 등 뒤에서 불고 있잖아요." 부인은 입을 다물고 만다. “.....”
사실은 둘 다 맞다. 다만, 서로 반대 방향 의자에 앉아 있을 뿐이다. 내게는 앞인 것이 남에게는 뒤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앉으면 반대 방향을 볼 수밖에 없다. 그런 자세로는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다.
부부 관계만 그런 것이 아니다. 종업원과 사장의 관계도 그렇다. 종업원 100년을 해도 1년 된 사장만도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 사장은 내일 주급 걱정을 하고 있는데, 직원은 30분전부터 퇴근 준비만 하고 있다. 사장은 가게를 키우고 싶은데, 직원은 빨리 독립해서 차릴 생각만 하고 있다. 그러나 누구도 틀리지 않다. 다만 입장이 다를 뿐이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어느 아들과 부모가 TV에서 세계 최고의 갑부 빌 게이츠를 보면서 각자 생각한다. 아들은 “빌 게이츠의 애들은 참 좋겠다. 저런 부모를 뒀으니...” 그러나 부모는 반대로 생각한다. “빌 게이츠의 부모는 참 좋겠다. 저런 아들을 뒀으니..” 각자의 상황에서는 누구도 틀리지 않다. 다만 생각이 다를 뿐이다.
나와 입장이 100% 같은, 완전한 내편이 있을까. 이 세상엔 없을 것 같다. 하물며 회계사가 손님을 위해서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이번에 내 회계사 사무실의 웹사이트(cpamoon.com)를 고치면서 “손님 편에서 일 하겠습니다” 라는 말을 지웠다. 과연 내가 그렇게 완벽한 보장을 할 수 있나 - 솔직히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매일 쉬지 않고 노력할 것이다 - 손님에게 의자를 돌려 앉으라고 하지 않고, 내가 돌려 앉겠다. 손님의 어려운 입장을 이해하고 손님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겠다. 머리만 쓰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다가가는 그런 전문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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