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고등학교 3학년생이 입학 원서를 제출하는 대학교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과거 미국에서는 10곳 넘게 지원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으나 최근에는 20곳, 심지어 30곳 지원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고 16일 보도했다.
1990년에는 9%만이 7곳 이상에 지원했지만, 2011년에는 7곳 이상에 지원한 학생이 29%에 달했다.

온라인 입학 솔루션 업체 네비앙스에 따르면 지난해 고교 3학년생의 16.5%가 11∼20곳 사이의 대학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원 대학 숫자가 급증한 가장 큰 이유는 대학별 에세이 등 요구 사항을 통일한 ‘커먼 애플리케이션’(Common Application)이 확산된 덕분이다. 현재 500여 곳 이상의 대학이 커먼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하고 있다.

불황 등 경제난도 지원 대학수가 늘어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집 근처 또는 선호하는 대학 몇 곳만 지원했지만, 장학금을 받을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고자 여러 대학에 원서를 내는 것이다.

10곳 넘는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중산층 혹은 부유층 학생들이다. 평균 대학 지원비가 80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서민·빈곤층은 수십 곳의 대학에 지원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미국수학능력시험(SAT)을 주관하는 칼리지보드는 빈곤층 학생들이 원서비 부담때문에 집 근처의 대학 1∼2곳만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네 곳 이상 지원하자’(Apply to 4 or More)는 캠페인을 벌일 정도다.

대학 입장에서 지원자 급증은 ‘양날의 칼’이다. 지원자 급증은 원서 수입뿐만 아니라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는 대학’이라는 점 때문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허수 지원’ 때문에 합격자 등록률이 떨어지게 돼 대학 평가 기준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입학 전형 과정에서 학생이 학교를 방문했는지, 학교 당국자를 접촉해 질문했는지 등 학교에 대한 관심도를 세심하게 따져 합격 여부를 정하고 있다.A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