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취재...쇠락의 길 걷는 ‘유니온상가’
유니온 상가의 한인 업소들이 잇따라 폐점하고 있다. 사진은 유니온 상가 전경.
중국계 공략. 공사인한 교통체증. 주차 불편 등 쇠락 요인
1~2년 전부터 이전 업소 급증...후반기만 4개 업소 문닫아
현재 영업중인 약 70개 업소 중 한인상점 ⅓도 못돼
퀸즈 한인상권의 상징이자 플러싱 한인사회의 관문 역할을 해온 ‘유니온 상가’가 무너지고 있다.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폐업하거나 타지역으로 이전하는 한인상점들이 잇따르면서 평일에도 한인 고객들로 북적이던 모습은 더 이상 보기 힘들다.
한글간판으로만 빼곡이 들어찼던 상가 건물 외벽엔 갈수록 중국어 간판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유니온 상가의 한인업주들은 “불과 5년전만 해도 주중, 주말을 막론하고 한인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는데 격세지감일 뿐”이라며 “이러다 얼마 못가 한인상가의 명맥이 끊어질 판”이라고 푸념했다.
■유니온상가 한인점포 1/3도 안돼
유니온상가 한인 업주들에 따르면 올 후반기 들어서만 김밥 전문점 ‘송가네 롤집’이 문을 닫는 것을 시작으로 두달 전에는 ‘장터 숯불구이’와 ‘팬시 캐슬’이 차례로 영업을 중단하고 문을 닫았다.
또 이달 말에는 유니온상가가 처음 세워진 1984년부터 30년간 영업을 해오며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보석전문점 ‘흥보당’의 폐업까지 예정돼 있다. 이전하는 업소들도 지난 1~2년 전부터 줄을 잇고 있는 추세다. 매일택배가 H마트 유니온 매장으로 장소를 옮겼으며, 헤어뉴스 미용실도 노던블러바드 156 선상으로 이전한 상태다.
이처럼 폐업하거나 이전한 한인업소 공간을 채우는 것은 대부분 중국 또는 조선족 상점들이다. 곱창 전문점인 이모네 구이와 중화요리점 ‘동해루’, 돈까스전문점 등이 있던 자리는 벌써 오래전에 연변 짜피짜피, 장백식당, 한송정 등의 중국계 식당들로 바뀌었으며, 송가네 롤집이 있던 자리는 조만간 중국계 약국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재 영업 중인 약 70개 업소 중 한인상점은 약 20개로 전체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유니온상가가 이 같은 쇠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은 무엇보다 중국계 상인들의 거센 공략과 함께 올해 시작된 플러싱커먼스 공사로 교통체증과 주차공간 부족으로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유니온 상가에 대한 한인 소유율이 급감한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2010년년 만해도 유니온상가 빌딩 22개동 가운데 80%에 육박하는 16개동이 한인소유<본보 2010년 8월6일 A1면>였지만 4년이 지난 올 11월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지난달 3층짜리 1개동이 또다시 중국계 업자에 팔려나가면 한인소유 건물은 이제 불과 5개동으로 줄었다. 4년 사이에 거의 3배 가량 감소한 셈이다.
■뾰족한 활로가 없다
중국계 및 조선족 상점들이 속속 입점하면서 한때 한인 업주들 사이에 중국계 고객들의 유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희망에도 부풀었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기대였다는 것이 업주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한 한인 업주는 “중국계 고객들의 유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기대도 했지만, 실제 중국계 고객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10%도 안된다.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한인 고객들만 4~5년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유니온소상인협회가 플러싱커먼스 공사를 계기로 시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주차 부족 문제로 발길을 돌린 고객들을 대상으로 홍보 이벤트를 펼치는 등 상가를 되살리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임익환 유니온 소상인협회장은 “현재 홍보 활동에 주력하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으나 한인 상인들은 계속해서 힘든 상황”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플러싱공영주차장 자리에 들어선 서민임대아파트 입주가 내달부터 시작되는 등 차츰 비즈니스 환경이 개선 중인 만큼 인내를 갖고 좀 더 버틴다면 분명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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