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일이다. 한 35세 여성이 왼쪽 유방 바깥쪽에 약 3.5cm 되는 덩어리가 만져진다고 찾아왔다. 한 6개월 전에 처음으로 만져졌는데 그때는 사이즈가 1cm 정도였다고 한다.
3개월 전 유방암 X-ray인 매모그래피(Mammography)를 찍었는데 정상으로 판독되었다고 한다. 또 산부인과 의사가 손으로 촉진 후 아마도 양성 종양 같으니 6개월 후 유방 초음파 촬영을 해보자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계속 덩어리가 조금씩 자라는 것 같아 불안해서 2차 의견을 받아보고 싶어 찾아왔다고 했다.
촉진 결과 3.5cm 정도 상당히 단단하게 느껴지는 종양 덩어리가 만져졌다. 물론 통증은 없었다. 그러나 나의 오랜 경험으로 이것은 암 덩어리였다.
일단 초음파 촬영으로 암인지 아닌지 조사를 하였는데 확률이 반반으로 나왔다. 환자에게 설명을 하고, 외과로 보내서 조직검사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환자나 가족은 “매모그래피에서 정상으로 판독되었는데 그래도 암일 수가 있나요?”라고 질문하였다.
나는 “바로 이 점이 매모그래피에 대해 일반인들이 잘 모르고 있는 가장 중요한 맹점이다. 진짜 유방암이 있더라도 매모그래피 상에서 10% 정도는 정상으로 판독된다. 그뿐 아니라 암이 있어도 유방 초음파에서도 10%는 음성으로 판독된다. 더욱이 가장 정확하다는 유방 MRI에서도 5%는 음성으로 판독된다”고 답했다(음성으로 판독된다는 것은 암이 있어도 없다고 판독된다는 뜻).
환자와 가족들이 “믿을 만한 검사법이 하나도 없다는 말입니까?”라고 묻기에 나는 “아니다. 이들 검사법은 다 필요한 것이다. 다만 검사에서 나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덩어리가 단단하게 만져지면, 꼭 조직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비극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환자는 ‘Core Needle’ 조직검사에서 유방암으로 판명되어 수술로 완치시켰다.
유방암은 미국 여성 암 중 1위를 차지한다(한국인에게는 위암 다음으로 2~3위다). 그래서 40세 이상의 여성들에게 유방암 X-ray인 매모그래피를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실시해서 유방암을 찾도록 권유한다(USPSTF라는 의학협회에서는 50세부터라고 권유하기도 하지만 아직 다른 의학협회에서는 40세부터 정기검진을 받기를 권한다).
문제는 매모그래피의 약 10%에서 ‘잘못된 음성’(false negative)으로 나오는 것이다. 즉 10% 환자에게는 실제는 유방암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방암이 없다고 판독되는 것이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유방 초음파를 해 보면, 유방암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런데 초음파에도 안 나오는 유방암도 있다. 그래서 유방 종괴(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 대부분 조직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것은 의사 선생님의 경험과 통찰력에 의해 좌우된다.
특히 나이가 30대로 젊다고 하더라도 덩어리가 만져지면 절대로 방심하지 말고, 내과나 산부인과 또는 외과 의사를 꼭 찾아가 정밀검사를 받기를 신신 당부하는 바이다. 문의 (213)480-7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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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영 /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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