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미만 유아 VA 1만달러·MD 1만 4천달러
일반가정 연간소득의 10-15%나 차지
“맡기지 말고 차라리 내가 키우자”워킹맘 늘어
버지니아주 센터빌에 살며 페어팩스의 도매업체에서 어카운턴트로 일하는 한모씨(38)는 한인 기업에서 매니저로 근무하는 남편과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변신할 지의 여부를 심각하게 상의하고 있다. 이유는 두 자녀의 치솟는 보육비 때문. 연봉은 세금, 보험료 등을 떼고 나면 3만 달러도 안되는 상황에 두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보육비는 연간 2만 달러에 달한다는 것.
한씨는 “두 아이를 키우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은 돈을 지불해 가며 아이들을 데이케어에 맡기느니 차라리 일을 그만두고 엄마인 내가 키우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 보육문제연구소(CCAA)가 최근 발표한 ‘2014 차일드케어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4세 이하의 유아 보육비가 자녀 당 연간 1만달러를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버지니아주의 경우는 취학 전 4세 미만의 1인당 보육비는 연평균 1만28달러, 메릴랜드주는 이보다 훨씬 많은 1만3,897 달러에 달한다. 이같은 액수는 버지니아 주의 맞벌이 가정 연소득의 10.4%, 메릴랜드 주 맞벌이 가정 12.3%에 달한다.
치솟는 자녀 보육비로 인해 한 씨처럼 맞벌이를 포기하는 한인 워킹맘들이 늘고 있다. 미취학 자녀들을 데이케어 등에 맡기는데 드는 보육비가 일반 가정의 연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10~15%까지 뛰면서 맞벌이 부모들의 등골을 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취학 자녀의 연간 보육비는 웬만한 공립대 등록금에 육박하거나 오히려 상회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메릴랜드의 경우 주립대 평균 등록금이 8,475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4세 이하 자녀 보육비가 1.5배 이상 많다. 이 같은 현상의 주된 원인은 경기침체로 임금은 동결된 상태에서 렌트, 유틸리티 비용 등이 오르면서 전반적인 보육비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씨는 “시댁이나 친정부모님께 용돈을 드리면서 출퇴근길에 자녀들을 맡기는 주위 친구들이 가장 부럽다”면서 “월급 중 아이들 보육비와 더불어 출퇴근 차량 유지비, 옷값, 점심값 등을 생각하면 돈을 버는게 아니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한씨는 “불경기인 이때 잘 다니는 직장을 그만둘까라고 얘기하니까 처음엔 놀라다가도 나중에 수긍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라고 푸념했다.
<박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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