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창흠(논설위원)
2015년 새해가 밝았다.벌써 나흘이 지났다. 을미년 새해의 시작은 4일전. 언제나 매해 첫날은 공휴일. 1일이 목요일이다 보니 새해는 쉼의 연속. 그러다보니 오늘(5일)이 새해 한 주를 시작하는 첫 날. 새해 첫 월요일이다. 그래서 대부분 직장은 오늘 새해업무를 시작한다. 이렇듯 새로운 출발이 시작됐다. 항상 새로운 시작의 의미는 각별하다. 늘 그렇듯 새해 첫발을 잘 내딛는 게 중요한 이유다.
새해엔 새로운 각오를 떠올린다.
그렇게 다짐 하나씩을 가슴에 품는다. 그러면서 지난 삶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쳇 바퀴 돌듯 반복되는 각오. 어떻게 해야 그칠 수 있을까? 그런 물음에 또 다시 고민에 빠진다. 어떤 삶을 살아 왔는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흔들리기도 한다. 해야 할까 망설이고, 할 수 있을까 우물쭈물한다. 어차피 안 될 걸하며 포기도 한다. 그러다간 또 다시 하지 못함에 후회한다. 뒤늦게 아쉬워도 한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라는 희곡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처럼.
동화작가 실버스타인은 영어단어 4개도 짧은 이야기를 꾸몄다. 등장인물은 우다(woulda), 쿠다(coulda)와 슈다(shoulda). 이들의 이름은 각각 “하려고 했는데(would), 할 수도 있었는데(could), 했어야 했는데(should)”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들은 매일 미련만 갖는다. 행동으로는 옮기지 못하는 인물들이다.
어느 날 이들 세 명이 따뜻한 햇볕을 쬐며 한가롭게 신세한탄을 하고 있었다. “내가 하려고 했는데…”, “내가 할 수도 있었는데…”, “내가 했어야 했는데…”라면서. 이 때 한 꼬마가 갑자기 나타난다. 그의 이름은 ‘했다’의 뜻을 가진 디드(Did). 이 꼬마가 등장하자 ‘우다, 쿠다, 슈다’가 모두 도망갔다. 한가롭게 신세한탄만 하던 것이 창피해서 숨어버렸다는 이야기다.
우리도 평소 잘 하는 말이 있다. “무엇 무엇을 하려고 했는데, 할 수도 있었는데, 했어야 했는데…”라고. 이는 후회, 회한, 포기의 말일 뿐이다. 그러니 올해는 시작하지 못해 후회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시작은 반이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말이 있다. 시작이 힘들지, 하고 나면 별거 아니라는 얘기다. 시작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시작했어도 끝까지 가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마음먹은 후 삼일을 못 간다는 작심삼일이 그 꼴이다.
그러니 시작은 반이어야만 한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는 시작은 하지 않음과 같다. 진짜 시작은 충분한 고민과 믿음이 있고 난 뒤에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두려워하지는 말자. 그 어떤 시작도 쉽지는 않다. 그렇지만 못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시작은 아름다운 것이다. 그 안에는 경유지와 종착역이 있다. 때때로 예기치 않았던 당혹이 있다. 그만두고 싶은 유혹도 따른다. 왜 시작했는지 모를 자괴심마저 들기도 한다.
지나온 날들에 의미를 찾을 수 없으면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끝까지 가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될 수 있다. 살아보아야 삶을 알듯, 끝까지 가서 후회하기 보다는 깨달음이 더 많은 법이다. 그러니 중간에 그만 두지 말자. 절대 포기하지도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오늘 하루는 모든 시작의 출발점이다. 내일하지 말고 오늘 시작해야 한다.
오늘은 새해 첫 출발, 새로운 시작의 날이다.‘우다, 쿠다, 슈다’처럼 되지 않으려면,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새로운 각오나 다짐을 시작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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