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무엇일까. 어려운 질문이다. 최희준이 부른 하숙생이란 제목의 노래엔 인생을 나그네와 떠도는 구름과 흘러가는 강물에 비유했다. 진정 인생이란 나그네인가. 어디서 오는지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게 인생인가. 노래엔, 인생은 정처 없이 떠도는 구름 같으니 정도 주지 말고 미련도 갖지 말라고 한다.
인간, 즉 인생을 알려면 인간기원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우주과학에선 지구의 탄생을 45억6천만년으로 본다. 또 지구 최초의 생명체는 박테리아로 약30억년 전에 나타났고 지적 인간의 탄생은 약 500만년에서 700만년 전의 아프리카의 호모사피엔스로 본다. 그렇다면 사람의 생, 즉 인생이 시작된 건 언제부터일까.
아프리카의 호모사피엔스도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았다고 볼 수 있을까. 아닐 것 같다. 그들도 다른 종의 동물이나 마찬가지로 종족보존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았다고 본다. 그 때엔 문자도 없을 때요 종교, 문화, 사회, 철학, 문학, 과학 등등의 소위 지식이란 게 존재하지 않아 자신들이 사람인 줄도 모르고 살았을 거다.
인간이 인생을 논하기 시작한 것은 약 1만년이 안 된 것으로 본다. 5,200여년 전 동지중해 메소포타미아 수메르문명의 상형문자가 최초의 문자로 발명돼 이때부터 시작된 문자를 통한 지식의 축적은 사람을 동물과 차별화시키는 계기를 제공하지 않았나 싶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전된 문명은 이젠 컴퓨터와 인터넷 등의 발명으로 우주의 저 너머까지도 넘나들며 현대과학이 신(神), 즉 조물주의 범주까지 침범한지 오래다. 이것이 현재 인간들의 모습이요 이런 인간들의 모습이 오늘의 인생을 살아가는 현주소다.
새해가 밝았다. 을미년 양띠 해다. 사실 새해란 있지 않다. 달력만 바뀌었을 뿐이다. 어제의 날과 오늘의 날, 어제의 태양과 오늘의 태양은 바뀐 게 없다. 인간, 인생들이 만들어 생의 편리를 위해 사용되는 시간과 날만 다를 뿐 바뀐 것은 없다. 그러나 우린 새로운 날과 새로운 해를 맞이했다고 다들 희망과 소망을 본다.
이것이 인생이다. 바뀐 게 없어도 그 속에서 변화를 찾는 게 인간이요 인생들이다. 그것이 45억6천만년의 시간을 가진 지구 속 유일의 인간이란 종족이요, 인생이란 군상이다. 우주 전체를 보아도 인간 같은 생명체는 아직 없다. 언어와 문자를 소유한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생명체가 인생들이다.
노배우 커크 더글러스가 ‘인생은 시’(Life could be verse)란 책을 발간했다. 더글러스는 이 책에서 ‘로맨스는 80에 시작하지/ 난 그것을 알고도 남지/ 나는 내게 사랑이 그렇다는 것을/ 얘기해주는 여자와 살고 있지”라고 읊는다. 60년간 함께한 아내 앤에게 주는 연애편지라고 한다. 정말 시적인 인생이다.
언어학자들은 언어의 기원을 약 3만5,000년 전으로 본다. 문자보다 훨씬 전이다. 언어든, 문자든 그것은 인간을 인생으로 살아오게 한 문명의 모체가 된다. 새해는 새로운 태양이 뜨는 건 아니다. 하지만 더글러스처럼 가까운 사람을 가장 사랑하며 다가오는 인생을 시처럼 살아보는 것 또한 꽤 괜찮지 않을까.
그래, 500만년에서 700만년 전에 시작된 호모 사피엔스의 후예들인 인간들은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인생을 살아야 할 가치가 있다. 생로병사의 굴레를 살아야하는 인생이라도 떠도는 구름마냥 살지 말고 순간순간을 새해 새 아침처럼 희망찬 하루하루로 살아가는 거다. 이것이 인생 아니던가. 2015년 을미년,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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