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여행을 떠난다. 배를 타기만 하면 먹는 것만큼은 확실하게 마음껏 먹을 수 있어 흥분한다. 수속을 마치고 승선을 할 때 비상 집합장소를 알려준다. 출항을 하면 이내 위기 대응 훈련이 시작된다. 집합 장소에서는 출석 점검은 물론이고, 구명대 착용법을 가르쳐준다.
출석 점검에 나타나지 않으면, 결석한 승객에게 무슨 벌점이나 식사를 안주는 불이익이 아니라 집합 장소에 왜 안 나타났는지 자체 점검이 시작된다. 그 첫째가 객실 내의 스피커가 작동 안 되어 승객이 듣지 못했는지 점검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크루즈 배의 어디에 있든 모든 승객과 승무원은 선내 방송을 들을 수 있다.
배는 비행기와 마찬가지로 밀폐된 공간이다. 한 사람이 발열병에 걸리면 순식간에 퍼질 수도 있다. 그래서 크루즈 배에서는 그런 환자를 격리시키고, 식사도 배달한다. 또한 상호간의 악수도 금지하며 선내의 식당에 들어갈 때에는 꼭 알코올로 손을 씻도록 한다.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각급학교에서 지진 대피 훈련을 한다. 첫째 가르치는 것이 위기 시 질서 유지이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뛰어나가는 것과 질서를 유지하며 걸어 나가는 것을 다 실행하게해서 더 많은 학생들이 대피하기 위해서는 질서가 첫째임을 가르친다.
직장에서 위기대응 팀원으로 봉사한 적이 있었다. 화재나 지진 등의 대피 훈련 시엔 제일 먼저 신체가 부자유한 직원을 대피시키고, 나머지 직원들이 질서정연하게 그 뒤를 따른다. 그 다음엔 위기대응 팀이 각 사무실, 창고, 화장실 등을 수색하며 혹시라도 부상당한 직원은 없는지 살핀다. 숨겨진 각본에 따라 암행어사처럼 다친 시늉을 하는 직원이 있으니, 이를 수색과정에서 찾아야한다.
1989년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을 통해, 위기 상황에 꼭 필요한 것은 운동화 한 켤레인 것을 배웠다. 지진이 발생하면 유리창이 깨어져 운동화 외엔 그 위로 지나가기가 힘들다. 여성들의 하이힐은 더 위험하다. 그래서 직장에서도 운동화 한 켤레를 책상 밑에 두고 있었다.
한국의 어느 대기업에서 비상 대피 훈련을 하는 중에 여직원들이 “쪽 팔리게 뛰어야 하나?”라고 말했다는 기사를 읽고, 작년 마우나 리조트 붕괴나 세월호 침몰을 불러일으킨 이유가 부패는 물론이고, 안일한 위기 대응임을 느낄 수 있었다.
미주에 대형화된 한인 교회들도 많다. 이제 위기대응 팀 운영을 생각해봐야 한다. 위기 시, 대리석으로 된 계단을 내려오다 한 사람이라도 넘어지면, 그 뒤에 오는 사람들이 모두 넘어진다. 그래서 노인들이나 어린이들의 주일 학교는 아래층 출구 가까운 쪽에서 운영되어야 하고, 위기 시 소방차가 접근할 수 있는 주차장도 항상 확보되어야 한다.
얌체처럼 자기만 살겠다고 얼른 차를 타고 빠져나가려는 사람도 없어야한다. 대 혼잡이 오고 사고의 위험이 더 크다. 주일날엔 지진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대단한 믿음을 가진 사람이다.
작년 한국에서 일어난 사고들은 모두 인재였다. 특히, 부패와 무사안일주의에 젖어 일어난 사고가 대부분이었다. 가뜩이나 저 출산으로 배달민족의 수가 줄어가는데, 한 생명이라도 헛되게 잃어서는 안된다. 이제 안전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봐야할 때이다. 안전한 새해가 되길 기원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