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료에서 우러나는 깊은 맛 뉴요커 사로잡아
후니 김 단지.한잔 대표가 맨하탄 플랫 아이언의 주막인 한잔을 소개하고 있다.
2차례 미슐랭 별점. 뉴욕타임스. 빌리지 보이스 등 주류언론 극찬
고춧가루.간장.된장.고추장 등 양념은 신토불이 한국서 공수
“좋은 재료의 한식은 낯설음도 극복합니다.”
30-50석의 맨하탄의 작은 식당 ‘단지’와 ‘한잔’. 바로 스타 셰프가 후니 김(한국명 김훈·42) 대표가 운영하는 한식당이다.
2010년 12월과 2012년 12월 각각 개점했지만 이미 가장 유명한 한식당 중 하나로 성장한 곳들이기도 하다. 단지는 2011년과 2012년 2차례 미슐랭 별점을 받았으며 한잔은 2013년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뉴욕 10대 레스토랑에 한식당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으며 한잔의 라면은 빌리지 보이스가 선정한 최고의 수프에 선정됐다.
단지와 한잔에서는 고객의 80% 이상이 타민족일 정도로 비한인들에게 더 잘 알려진 곳이지만 지난해 한국 올리브 TV의 요리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 3의 심사위원으로 참가하면서 단지와 한잔은 이제 한국인 미식가들의 빠질 수 없는 관광코스가 됐다.
지난해 가을 한국 롯데 호텔에 초청돼 자신의 요리를 선보이게 됐을 때는 단지와 한잔의 타민족 요리사 3명과 동행했다. 그는 “한식을 만들면서도 한국을 방문해본적이 없는 그들에게는 신기한 경험이었을 것”이라며 “이들을 데리고 전라도와 서울의 맛집을 함께 다녔고 전주 백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곧 30개 반찬이 올라가는 백반도 한잔에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메뉴 개발에도 적극적인 그는 지난해만 감자탕과 물회, 한국식 중화요리 등 등 자신만의 비법으로 조리한 10가지가 넘는 메뉴를 추가했다.
한잔과 단지가 뉴욕에서 빠르게 성장한 비법으로 그는 재료의 힘을 꼽았다. 로컬 농장에서 신선한 육류와 채소를 가져와 바로 조리하고 고춧가루와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은 꼭 한국에서 공수해서 쓴다는 그의 원칙은 개점부터 지금까지 유효하다.
그는 “타민족들을 단지와 한잔으로 이끄는 것은 오직 재료”라며 “이들은 재료의 질감과 색깔 등 요리의 양념 맛보다 재료 자체의 맛을 음미한다.
또한 왜 맛있는지를 논리적으로 알고 싶어하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렌지 빛이 도는 신선한 달걀을 귀신같이 아는 뉴요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는 것은 양념맛이 아닌 재료에서 우러나는 맛이라는 설명이다.
유명세에 비해 가격은 소박하다. 90%이상의 메뉴가 20달러 미만이다. 재료비가 급등한 상황에서도 가격대를 크게 올릴 계획은 없다. 그는 “운영 철학은 이익을 남기는 것보다 내가 만든 한식을 많은 사람이 먹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인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며 “이름이 알려지면서, 식당 운영 외에도 수입이 들어온다는 점도 이같은 철학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웃었다.
그는 올해 미드타운에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비빔밥 패스트푸드점을 개점, ‘셰프 후니김의 한식 영토’를 넓힐 예정이다. 또한 2년 전부터 집필해온 한식의 역사와 레서피 관련 책자도 출판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3세 때 한국을 떠나 영국을 거쳐 미국으로 이민왔으며 커네티컷 주립대학 의대 졸업을 1년 앞두고 요리로 진로를 바꾸었다. 2010년 12월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혼집 마련 비용까지 모두 털어 자신의 첫 식당 ‘단지’를 개점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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