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간 라티노 등 불우이웃 무료진료 이철원 치과의사
10여년간 라티노 빈민들을 무료 진료해온 이철원 치과 닥터와 부인 이정 씨.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4시. 특별한 환자들을 위해 이철원(미국명 나단) 치과 의사가 비워놓았던 진료 시간이다. 이들을 위해 두 시간 정도를 할애했지만 환자 숫자가 예상보다 많거나 위중한 환자가 왔을 경우 5, 6시를 훌쩍 넘기는 때가 많다.
“내가 안 돌봐주면 라티노 일일 노동자들이 돈이 없어 다른 병원에 갈 수가 없어요. 그걸 뻔히 아는데 어떻게 돌려보내요.”
전문 분야가 아닌 경우에도 라티노 환자가 다른 병원에 가려면 큰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어코 자신해 치료하려 애썼다는 말이었다.
그렇게 10년이 훌쩍 지나갔다. 이 닥터가 굿스푼 대표인 김재억 목사를 만난 게 2004년이었다.
얼추 계산해 보면 치료한 라티노 환자가 1,000명을 넘는다. 1,500개 이상의 치아를 뽑은 셈이 된다. 스케일링, 필링, 상한 잇몸 수술 등등 모든 치료를 금전으로 환산하면 30만 달러는 족히 된다.
이 닥터의 도움을 받은 주변의 가난한 사람들이 감사한 마음을 품는 이유는 그러나 굳이 돈 때문이 아니다.
“이 닥터 부부는 정말 천사입니다. 항상 친절하고 따뜻한 미소로 빈민 환자들을 맞아주고, 편하게 해줘요. 어떤 환자든지 열과 성을 다해 치료합니다.”
수줍은 듯 말을 아끼는 이 전문의를 대신해 김재억 목사가 나섰다.
김 목사는 “라티노 일일 노동자들 뿐 아니라 다른 소수계 저소득자들, 한인 선교사와 목회자들, 불우이웃 등 굿스푼이 데려오는 환자들은 언제나 반가운 손님처럼 환영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닥터가 도미한 때는 1975년, 경기고교 1학년 재학 중이었다. 1988년 버지니아 의대를 졸업하고 바로 개업해 현재까지 일하고 있다.
처음엔 폴스 쳐치 컬모어에 사무실이 있다가 페어팩스로 옮겼다. 이름은 ‘Nathan C. Lee, D.D.S.’.
빈민들을 위한 봉사는 2001년 필리핀에 있는 고아원으로 간 단기선교가 계기가 됐다. 컬모어 지역에서 일할 때 라티노 빈민들을 치료했던 경험도 봉사에 대한 헌신에 한몫했다.
2003년 남아프리카, 2007년 페루, 2014년 볼리비아 꼬차밤바 등 기회가 생기면 단기선교를 마다하지 않았다.
“봉사를 한다는 생각은 이제 안합니다. 이분들 덕분에 제가 복을 받는 걸요.” 가족처럼 무료 환자를 돌보는 이 닥터에 대한 입소문은 파워가 커 병원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 닥터의 앞으로의 바램은 다른 전문의들도 함께 봉사에 참여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필요(need)’는 너무 많은데 손길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개인적으로는 더 열심히 선교지로 나가고 싶은데 대신해 줄 이들이 없어 아쉬워하고 있다.
지금은 함께 일하는 정지환 치과의사가 격주로 열리고 있는 금요 무료진료에 참여하고 있어 이 닥터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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