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건 기술이고 돈 쓰는 건 예술’이라는 말이 있다. 돈을 함부로 쓰는 걸 말하는 건 아니겠지. 그런데 나는 돈 버는 기술은 있어도 돈 쓰는 법을 모른다.
돈은 어찌어찌해서 좀 모았는데 쓸 줄을 모른다. 몇해 전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양쪽 귀가 안 들리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를 위해 몇 천 만원을 썼는데도 100%는 성공을 못했다. 나는 친구를 위해 좋은 일 했으니 친구들도 나를 의리 있다고 생각 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친구들에게 씁쓸한 뒤 끝만 남기고 말았다. 친구들은 자기가 나하고 더 가까운데 자기를 위해서는 해준 게 없다는 게 불만이었다. 그때 내가 생각하게 어설픈 자선은 화를 부르는구나 싶었다.
미국에서 친구들끼리 모여서 한국에 수녀님이 운영하는 단체에 기부를 꾸준히 해왔다. 그곳에는 열명 정도 고아가 있었는데 수녀님이 보살피고 있었다. 그 중에 고1인 현정이라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수녀님은 요즘 그 아이가 너무 힘들어 한단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부모 없다는 게 너무 외롭고 슬퍼한단다. 현정이 방을 보니까 책상도 깨끗하고 그 당시에는 귀했던 컴퓨터도 있다. 작은 침대도 있었는데 그 방에서 혼자 잔다고 한다.
웬만한 부잣집이 아니라면 이 정도 방에서 살기 힘들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아침도 밥 먹기 싫다고 계란 후라이에 토스트 먹고 학교 간단다. 그런데도 수녀님은 너무 불쌍하다고 하신다.
나는 친구들한테 고아라면 분명 불행하게 태어난 건데 이런 호사를 하면서도 고마워하기는커녕 원망과 불만에 쌓여있는데 우리가 꼭 기부를 계속해야 되나 하고 말했더니 총무가 “지금까지 해왔는데 계속합시다” 해서 동참은 하고 있지만 기분은 별로다. 우리가 살다보면 남을 도울 수가 있다.
그러나 도움 받은 사람의 기분이 별로라면 도움을 주고도 기분이 나빠진다. 세상에서 제일 기분 나쁜 것이 이런 경우다. 아무리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다지만 인간이기 때문에 감정이 생기게 마련이다.
우리가 자주 겪는 예를 한번 들어보자. 운전을 하고 가다 양보를 해주는 수도 있다. 그때 양보 받은 차 운전수가 손을 흔들어주면 같이 흔들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그 차 운전수가 당연하다는 듯 그냥 가면 기분이 어떻겠나? 그 때의 나의 경우 기분이 별로다. 실은 양보했으면 양보한 걸로 끝내야 되는데 그래야 군자라고 할 수도 있는 건데.
나도 인간이다 보니 어쩔 수 없나 보다. 나는 사람들에게 남을 도왔으면 생색내지 말고 남한테 칭찬받을 수 있으면 받으라고 말하고 싶다. 인간은 묘하게도 칭찬받으면 더 하고 싶은 게 본심이다. 그러니까 주위에 그런 사람이 있을 경우 칭찬해 주는 것이 좋다고 본다. 그러면 주는 사람 좋고 받은 사람, 보는 사람 모두 다 좋지 않겠는가.
김병택(사업가/ 터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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