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영리기관 ‘남은 음식 구하기’설립 로버트 이씨
수십만 달러 연봉을 받는 월가 직장을 그만두고 가난하고 배고픈 이웃을 돕는 한인 청년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뉴욕일원 노숙자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나눠주는 비영리기관 ‘남은 음식 구하기(RLC·Rescuing Leftover Cuisine)’를 설립한 로버트 이(24)씨.
뉴욕대 경영대학을 졸업한 이씨는 졸업 후 맨하탄 월스트릿에 있는 JP모건에서 촉망받는 투자가로 일했으나 1년 만인 2013년 여름에 직장을 그만두고 RLC를 설립해 노숙자 돕기에 나서고 있다.
“하루에도 수 톤의 음식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매년 생산되는 음식의 40%가 버려지는데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1,6500억 달러에 달합니다. 문제는 버려진 음식이 굶주린 이들에게 가지 않고 매립되고 있다는 것이죠.”
버려지는 음식을 배고픈 이들에게 나눠주자는 아이디어를 착안한 이씨는 뉴욕대 동문인 중국계 루이자 첸과 공동으로 RLC를 창립하고 벤처기금 지원 대회에 나가 종자돈을 마련했다. 이어 또 다른 동료인 폴 선씨를 최고 재무 책임자로 임명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RLC는 현재 30곳의 음식점과 수퍼마켓이 남은 음식을 기부하고 있고 1,4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10여개의 노숙자 셸터에 음식을 배분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부한 음식만 4만5,000파운드에 달한다.
이씨가 촉망받는 직장을 그만두고 노숙자 돕기에 나선 것은 부모의 영향이 컸다.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며 어려서부터 버려진 음식의 대한 소중함을 경험한 것. 한국에서 엔지니어와 은행원으로 일했던 부모는 이민 온 뒤 언어장벽 문제로 수퍼마켓 관리인을 맡는 등 생활고에 시달렸다.
이씨는 매일 저녁 충분한 식사를 가족들에게 제공하려고 고군분투하는 부모를 보고 자라면서 음식을 버리는 일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것인지를 자연스럽게 교육받은 것이다.
“한국에는 두 가지 미신이 있어요. 하나는 음식을 버리면 가족의 후손들이 당신이 버린 음식만큼 굶게 된다는 것과 음식을 버리면 죽은 후 그만큼의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씨는 더 많은 노숙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모금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개인 후원자가 나타나 5,000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고.
이씨는 “월가를 떠난 걸 후회하지는 않아요. 남을 도우며 받는 보람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죠. 더 많은 후원자들이 나타나 RLC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더 많아지길 기대 합니다”고 말했다. ▲www.rescuingleftovercuisine.org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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