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음식을 깔끔하게 잘한다는 소문이 난 반찬 가게가 하나 있다. 그런데, 그 주인 아주머니는 손님들에게 톡톡 쏘아붙여 많은 손님들이 불평이다. 예를 들면, 음식이 급하게 필요해서 갑자기 많은 양을 주문하면 “미리미리 주문을 했어야 한다”며 불필요한 핀잔을 준다.

영어의 비즈니스라는 말은 바쁘다는 형용사 ‘busy’에서 유래되었다. 바쁘도록 일감이 쏟아지면 비즈니스가 잘되는 게 아니던가?

현대 경영에서는 소비자의 만족도를 매니저가 직접 체크하도록 가르친다. 환자들도 병원의 손님들이라, 간호사 매니저나 약국의 디렉터가 입원한 환자들이 치료에 만족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많은 레스토랑에서도 웨이터나 웨이트레스 보다는 매니저가 직접 테이블마다 다니며 만족도를 확인한다.

서비스업에서는 정말 소비자가 왕이다. 소비자들이 서비스 불만으로 등을 돌리면, 바빠야 할 이유도 없어진다.

벌써 35년 전의 일이다. 직장에서 대량 해고가 있었는데, 그 중의 한 중국계 여성이 회사를 상대로 소수 민족 차별 대우라며 소송을 벌였다. 당시 그녀는 엔지니어 보조였는데, 여성에다 아시안이라 정말 소수 중의 소수였다.

회사는 기나긴 소송을 피하려고 협상을 해서 다시 그녀를 고용을 했다. 한데, 회사는 그녀에게 너무도 과할 정도의 개인 사무실을 제공했다. 그러니 동료들도 놀라 한마디씩하고, 매니저급들은 정색을 하고 불편은 없는지 와서 물으니 불편한 직장이 되어 결국 그녀는 스스로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큰 회사를 상대로 싸운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다.

또 한번은 대만 출신의 공학 박사가 해고된 후, 소송을 걸었다. 회사는 법정에 제출할 그에 관한 모든 자료들을 수집했다. 근무 시간 중, 인터넷 서핑을 한 기록하며, 근무 평가 기록 등 그에게 불리한 자료라면 모두 수집했다고 한다.

결국 그는 아무런 보상은커녕, 소송했던 경력으로 인해 다른 직장도 구할 수 없어 부동산 중개인이 되었으나 내성적이라 이마저도 변변치 못했다.

지난해 12월, 뉴욕 공항에서 일어난 대한항공의 램프 리턴과 관련한 재판이 한국에서 진행 중이다. 이는 수양이 덜된 임원이 안전 규칙을 무시한 사고라고 생각한다. 마치, 승무원 교육장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실무에서 벌어졌다.

당시 사무장은 안전 수칙 매뉴얼에 따라 이동 중인 비행기 안에서 좌석 벨트를 풀고 일어난 승객을 제지했어야 했다. 파일럿은 관계 기관에 연락해서 부사장이든 누구든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는 이 승객을 내리도록 했어야 했다. 땅콩보다는 안전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손님이 보는 앞에서 자기 부하 직원을 꿇어앉게 한 임원의 자질이 의심된다. 서비스 매뉴얼이 어떠하든 승객들에게는 안전 운항이 더 관심사다. 직원에 대한 처벌은 운항이 다 끝난 다음 자신들의 문제인 것이다. 승객은 땅콩 서비스의 옳고 그름보다는 조용히 가기를 원한다. 사무장이 복직이 되어 다닌들,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동료들의 눈치를 안볼 수 있을까?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할 땐, 결과에 대한 각오가 필요하다.

부사장이라는 직함 앞에서는 얼어붙었던 사무장이, 재판정에서 객관적인 사실보다는 개인의 감정적인 발언을 한 것도 다분히 감정 재판으로 흐를 여지를 만들었다. 경영진의 ‘직원이 회사의 자산’이라는 인식이 결여되고, 다니는 회사가 잘 되어야 나도 잘 된다는 애사심이 결여된 이 한판 승부를 보면 한국이 선진국으로 가기엔 아직 … 대한 항공이 땅콩 항공으로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