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첩혐의’ 복역 스티븐 김 사건전말 다룬 다큐 주목
▶ “국무부 홍보담당자 소개로 기자 만나
유출한 내용도 일반 상식수준에 불과
촉망 받던 전문가, 일순간 나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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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과도한보안단속 정책이 빚어낸‘ 희생양’이었다”
국가안보와 관련된 기밀정보를유출했다는 이유로‘ 간첩혐의’로 기소돼 복역하고 있는 한인 스티븐 김(한국명 김진우) 사건의 전말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내린 결론이다.
탐사보도 온라인 저널인 ‘더 인터셉트’ (The Intercept)는 18일 김씨 사건을 둘러싼 상세한 뒷얘기를소개하는 기사와 함께 ‘항복’ (Surrender)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사진)를 게재했다.
24분 분량의 이 다큐멘터리는 탐사분야 전문인 스티븐 맹이 감독을맡고 로라 포이트라스가 제작했다.
김씨 사건의 기본 정보와 사실관계취재는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피터마스가 맡았다.
다큐멘터리는 전체적으로 성공적인생을 구가하던 한 한국계 미국인엘리트의 삶이 어떻게 한순간에 파멸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가를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취재를 맡은 마스는 다큐멘터리가 첨부된 장문의 기사에서 “김씨사건을 단순히 미국의 한 관리가 기자에게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건네준 사건으로 일반인들이 이해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며 김씨를 오바마 행정부의과도한 보안단속 정책이 빚어낸‘ 희생양’으로 그렸다.
무엇보다도 김씨가 의도적으로 기자를 접촉한 게 아니라 국무부 홍보담당자의 알선으로 만났다는 게 마스의 설명이다. 2009년 당시 김씨는 국무부의 검증·준수·이행국 소속 차관보 선임보좌관(정보담당)이었고 같은 해 3월 같은 국의 홍보담당자인 존 헬즈버그를 통해 폭스뉴스의 제임스 로젠 기자를 소개받았다.
평소 기자를 상대해 본 경험이 없던 김씨는 헬즈버그의 권고에 따라국무부 청사 바깥에서 만났다. 미국정부관리들이 청사 바깥에서 기자들과 접촉하는 통상적 관례에 따른것이었다. 이렇게 알게 된 로젠 기자는 그 뒤 김씨에게 몇 차례 이메일을 보내 궁금한 사항을 문의했다.
연방수사국(FBI)이 문제로 삼은같은 해 6월11일의 만남도 당시 북한 2차 핵실험과 관련한 사항을 취재하던 로젠 기자가 먼저 전화를 건데 따른 것이었다.
두 사람은 홍보담당자의 ‘지침’대로 국무부 바깥으로 나가 잠시 대화를 나눴고 로젠 기자는 이를 토대로 ‘북한이 유엔의 추가 제재에 또다른 핵실험으로 대응하려고 한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당시 이 기사는 특별한 사실관계가 뒷받침되지 않은 탓에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나 3개월 뒤 느닷없이 조사에 착수한 FBI는 김씨가 중대한 국가 기밀을 로젠 기자에게 건넸다고단정하면서 국무부 바깥에서‘ 회합’한 것 자체가 비밀음모의 속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마스의 주장이다.
더욱이 김씨가 로젠 기자에게 건넨 내용은 일반적 상식에 속하는 수준에 불과했다고 마스는 지적했다.
그는 “특종과는 거리가 먼 아무 것도 아닌 얘기(속칭 nothing burger)였다는 게 당시 국무부 관리들의 반응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듬해 법무부는 FBI의수사 결과를 토대로 김씨에 대한간첩죄 기소를 강행했다. 여기에는당시 오바마 행정부가 정보 유출이나 내부 신고자와 관련해 내부단속을 강화하는 상황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게 마스의 주장이다.
인터셉트는 “오바마 행정부는 그 이전정권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두 배이상 많게 간첩죄로 기소했다”고보도했다. 예일대 역사학 박사 출신의 촉망 받는 군사안보 전문가로 당시 미국 정보계의 ‘떠오르는 스타’였던 김씨의 인생은 이 일을 계기로파멸의 인생으로 바뀌었다는 게 다큐멘터리의 핵심 주제다.
엄청난 변호사 비용으로 2000년대 초부터 국무부에서 근무했던 김씨의 연금은 물론 누나인 유리 김씨의 연금까지 고갈됐다. 여기에 지루한 법정투쟁 과정에서 부인으로부터 파혼을 당하고 이후 우울증과 자살 충동과 싸우는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는 것이다.
김씨는 검찰과 변호인 간 플리바겐(감형 조건 유죄인정 합의)을 통해 징역 13개월형의 형량에 합의하고 지난해 7월7일 수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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