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의 저주’는 실제로 있을까.
아카데미(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은 여배우는 연인과 결별한다는 징크스를 뜻하는 ‘오스카의 저주’는 사실 최근 세상을 떠난 여배우 루이제 라이너부터 시작됐다.
루이제 라이너가 ‘위대한 지그펠드’(1936)와 ‘대지’(1937)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연속으로 받았지만 이후 경력이 끊기면서 처음 ‘오스카의 저주’라는 말이 쓰인 것.
이후 샌드라 블록과 리즈 위더스푼, 할 베리, 힐러리 스웽크, 케이트 윈즐릿 등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이혼하는 여배우들이 늘면서 ‘오스카의 저주’는 할리우드의 속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한 연구 결과 실제로 ‘오스카의 저주’는 여배우보다 남자 배우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김희연 싱가포르국립대 경영대학 교수가 마이클 젠슨 미시간대 경영대학 교수와 함께 최근 발표한 논문 ‘오스카의 저주: 지위·신분에 따르는 부정적인 영향’에 따르면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남자 배우의 이혼율은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지 못한 남자 배우 이혼율의 3배가 넘었다.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남자 배우의 이혼율도 후보에 오르지 못한 배우의 이혼율의 2배 가까이 됐다.
김 교수팀은 아카데미상을 받은 배우 165명, 아카데미상 후보에는 올랐으나 수상하지 못한 배우 227명, 박스오피스 톱 10 영화에 출연했으나 아카데미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한 배우 416명 등 1930∼2005년 활동한 톱배우 808명의 생애를 추적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여배우의 경우 아카데미 상을 받거나 후보에 오른 배우들의 이혼율이 그렇지 못한 배우들의 이혼율보다 오히려 낮아 대조를 보였다.
김 교수는 "오스카상을 탄 남자 배우의 이혼율이 높아지는 것은 갑작스러운 지위 상승 때문"이라며 "’보통 배우’에서 ‘오스카상을 탄 높은 지위의 유명 배우’로 갑자기 상승하면 객관적인 지위는 올라가지만 오히려 일상생활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후보에 올랐다가 수상을 하지 못하면 실망감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며 "실제로 후보에 여러 번 올랐다가 계속 수상에 실패하면 남자 배우의 이혼율은 계속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반면 영화배우로서의 경력으로 볼 때 ‘오스카의 저주’는 없었다고 김 교수팀은 설명했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배우는 수상 후 5년 내에 다른 배우들보다 더 많은 작품에 출연하는 등 가장 오래 경력을 유지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은 학술저널 ‘오거나이제이션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22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 있는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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