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리콘밸리 한인 기업 열전 ‘미래와 열정을 가슴에 품고’
▶ ‘500 스타트업’크리스틴 채 파트너
구글, 유투브 거쳐 스타트업 발굴
투자와 멘토링, 창업공간까지 제공
한국 창업기업대상‘김치 펀드’도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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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가 세계 각 나라로부터 몰려든 창업가들로 북새통이다. 지난해만 해도 주중 하루 50달러 하던 모텔 요금이 100달러까지 치솟는 등 마치 금 캐러 온 광부들로 온 동네가 떠들썩했던 1800년대 후반 서부시대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지난해 상반기 미국 전역에서는 332억 달러의 벤처 투자가 이뤄졌는데 이중 51%인 170억 달러가 실리콘밸리 기업에 투자됐다고 한다.
금액으로 단순 계산해도 실리콘밸리에서 미국 전역의 절반을 넘는 창업이 이뤄지는 셈이다.
실리콘밸리로 몰려 온 창업가들의 가이드 역할이자 가능성 있는 기업에게는 돈까지 대주는 그야말로 천사 같은 창업 보육가인 한인 크리스틴 채씨(한국명 채성리).
크리스틴 채씨는 실리콘밸리에서도 톱 3에 꼽히는 창업 보육센터인 ‘500 스타트업’의 창업자이자 파트너이다.
샌프란시스코와 마운틴 뷰 2곳에 창업 공간을 갖고 있는 ‘500스타트업’은 일명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라고 불린다. 아이디어 수준인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발굴, 첫 서비스나 제품을 내놓기까지 공간을 제공하고 육성하는 곳이다.
초기 종자돈을 투자하기도 하며 창업 경험을 가진 200여명의 멘토가 지속적으로 조언을 해주면서 창업기업의 이정표 역할을 해준다.
기술과 자본, 사람을 이어주는 데모데이(Demo day)라 불리는 기술 시연 및 설명회 이벤트도 수시로 연다. 그야말로 창업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크리스틴 채 파트너는 “여기에서 투자와 멘토링을 받을 수 있고, 네트워크도 만들 수 있다”며 “실리콘밸리의 생태계를 활용해 세계적인 기업을 키워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엔 이 같은 액셀러레이터가 곳곳에 있다.
‘500스타트업’은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플러그앤드플레이(Plug and Play)’ 등이 선두주자다.‘500스타트업’은 결제업체 페이팔(paypal)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던 데이브 매클루어와 구글, 유튜브에서 일했던 채 파트너가 세웠다.
채 파트너는 “500스타트업은 초기 스타트업의 인큐베이션을 해주고 엔젤펀드 역할도 한다”며 “초기 단계여서 한 회사에 평균 5만달러 가량을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2010년 설립된 ‘500스타트업’은 그동안 400여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소셜광고업체인 ‘와일드파이어’로 지난 2년전 구글에 3억5000만달러에 팔려 투자금을 몇백 배로 불려 회수했다.
이런 흥미 때문인지 최근 들어 창업 보육 센터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특히 액셀러레이터는 대부분 스타트업을 창업해 돈을 번 사람이 만들기도 하는데 ‘500스타트업’ 창업자인 매클루어도 2002년 페이팔이 15억달러에 이베이에 매각되며 큰 돈을 벌은 투자가이도 하다.
교포2세인 크리스틴 채씨는 2000년 버클리대 인지공학과를 졸업하고 몇 개의 기업을 거친 뒤, 2003년 구글에 입사했다. 초창기 구글 멤버로 있다가 구글이 유튜브를 산 뒤에는 2007년 유튜브로 옮겼다. 그는 “유튜브에서 일하면서 고문이었던 매클루어를 만났고, 매클루어가 ‘500스타트업’ 설립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500스타트업’은 1년에 두 차례씩 스타트업 30여개를 선발해 집중 육성한다. ‘500스타트업’으로부터 눈도장 찍힌 한국에서 온 창업 기업들도 적지 않다. 쉐이커(Shakr), 비트윈(between), 비키(Viki), 타파스틱(TAPASTIC), 크림(cream), 스피카(ShareON/spika), 플러거(plugger) 등 10여개에 달한다.
현재 마운틴뷰와 샌프란시스코 창업 공간에는 100개에 달하는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 절반은 미국 회사지만 나머지 절반은 외국인이 만든 스타트업일 정도로 국제적이다. 이곳에 모인 젊은이들은 훗날 페이팔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벤처 신화의 주인공을 꿈꾼다. ‘500스타트업’은 곧 뉴욕에도 센터를 연다.
"언어와 문화가 장벽이지만 스타트업이 크기에는 실리콘밸리가 최고"라고 강조한 크리스틴 채 파트너.
올해에는 역시 한인 1.5세 채종인(미국명 팀 채)와 함께 한국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500 김치 스타트업 펀드’를 조성했다.
이번에 조성된 펀드를 통해 ‘500스타트업’은 향후 3년간 혁신적인 한국 스타트업에 약 5만불에서 10만불 규모의 첫 초기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후속으로는 약 25만불에서 50만불까지 추가 지원한다.
1년에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한다는 채 파트너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둘러본 후, 큰 잠재성에 대해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김치 펀드를 통해서 세계적인 한국 스타트업을 발굴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진출의 파트너가 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500스타트업’은 한국 이외에도 동남아시아에서는 과일 이름을 딴 ‘두리안 펀드’를, 태국에서는 택시의 이름을 딴 ‘툭툭 펀드’를 조성하는 등 각국 특산품의 이름을 딴 다양한 글로벌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다.
<홍민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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