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간고사 준비와 1주일치 과제로 오히려 더 바빠
▶ “교수와 관계자들만을 위한 방학”이라는 불평도
이번주부터 가주 내 학교들의 봄방학이 시작된 가운데 중간고사 기간이 겹친 대학생들에게 ‘봄방학’은 학기중보다 더 바쁜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관과 랩실 등 학교 시설 대부분이 문을 닫아 공부를 할 새로운 장소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는 23일부터 봄방학이 시작되는 UC버클리 캠퍼스는 여행계획과 미드텀 준비에 여념없는 학생들로 인해 더욱 분주했다. 이들 대부분은 캠퍼스의 낭만을 느낄 새도 없이 입학부터 취업걱정과 스펙쌓기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이번주에만 3개의 전공 시험을 준비중인 제인 이(경제학과 2학년)양은 “잠을 못잔 지 이틀이 넘었지만 줄줄이 이어지는 시험 때문에 쉴 짬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 양은 “2학년째를 맞아 학교생활이 적응돼 작년보다 수월할 줄 알았는데 더욱 공부가 어려워진다”며 “인턴은 고사하고 무사히 졸업이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유혜지(사회학과 2학년)양 역시 “2월 말부터 계속 이어져 오는 시험과 에세이 때문에 도무지 개인 시간을 낼 수가 없다”며 “주중에는 늦은 새벽까지 도서관과 집에서 공부를 하고 주말에 밀린 잠을 몰아서 자는 편”이라고 말했다. 유양은 “졸업 후 샌프란시스코에 남아 홍보마케팅과 무역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싶어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며 “부족한 시간을 쪼개 인턴쉽을 알아보거나 한인학생회에서 활동하며 다방면으로 경험의 폭을 넓히려고 노력중”이라고 전했다.
박성찬(통계학과 2학년)군은 “하루에 레드불을 2~3캔씩 마시며 억지로 졸음을 쫓고 있다”며 “효율적인 공부를 위해 스터디그룹을 만들고, 투자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실전감각을 쌓기 위한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김하나(커뮤니티 사이언스, 미디어스터디 2학년)양은 “공부가 너무 어렵고 힘들어 동기부여가 힘들지만 취업을 위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며 “5개 과목의 미드텀과 동시에 인턴쉽 인터뷰를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학생은 ‘봄방학’이란 용어는 학생들이 아닌 학교와 교수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불평을 늘어놓기도 했다. 건축학과 4학년 정모(31)씨는 “매년 많은 학생들이 주로 공부하던 도서관과 휴게실이 방학이라는 명목 하에 모두 문을 닫는다”며 “일부 랩실은 문을 열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공간에 너무 많은 인원이 몰려 사실상 이용이 힘들다”고 말했다.
경제학도인 크리스티나 이(23)양 역시 “미드텀 공부도 버거운데 1주일치 과제를 내주고 타주로 여행을 떠나는 교수들이 얄밉기까지 하다”며 “차라리 방학없이 수업을 들으면 덜 억울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방학을 이용해 친구들과 레이크타호 여행을 계획했다는 이양은 “마음놓고 놀 수 만은 없어 결국 랩탑과 전공교재를 들고 갈 계획”이라며 “한주만 더 버틴다는 심정으로 오늘도 책상에 앉아있다"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김동연 기자>
봄방학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UC버클리 캠퍼스 내 위치한 한 카페는 여전히 도서관을 방불케 했다. 미드텀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숨 돌릴 여유조차 없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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