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싼 렌트에 높은 크레딧 점수.소득증명 등
▶ 까다로운 입주조건 제시...한인 세입자 골머리
한인 A씨는 최근 렌트를 구하려고 시도했다가 기분만 상해 당분간 이사를 포기했다. 테넌트가 크레딧 점수 뿐 아니라 예전 집에서 렌트를 제때 지불했는지 렌트 영수증을 가져오라고 한 것.
A씨는 “아무리 렌트가 오르고 집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지만 파킹공간도 없는 등 부대시설도 좋지 않은 건물의 랜드로드가 이같은 요구를 한다는 건 갑질이나 다름없다”며 “요구하는 대로 크레딧 점수도 보여주고 디파짓도 두 달 치를 내겠다고 했지만, 예전 지불증거를 가져오라는 말에 기분이 나빠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급등하는 렌트에 이어 까다로운 입주 조건을 제시하는 랜드로드들이 많아지면서 골머리를 앓는 한인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
30일 한인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퀸즈 플러싱과 베이사이드의 원베드룸 아파트 렌트 시세는 1,300-1,600달러, 스튜디오도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2베드룸은 1700~1800달러, 3베드룸 아파트는 2,100~2400달러 내외의 가격에 렌트 시장에 나와 있다. 히팅 및 파킹 포함 여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4-5년 사이 약 400-500달러 상승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4년 전만 해도 플러싱에서 1,000달러를 밑도는 스튜디오를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지만 역 주변을 중심으로 스튜디오 렌트가 1,400달러에 나올 정도로 렌트 버블이 심각한 상황이다.
게다가 랜드로드들이 높은 크레딧 점수와 소득 증명, 심지어 크레딧 기록까지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집구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
마이더스 부동산의 티나 김 사장은 “1,300달러짜리 원베드룸 유닛은 찾기도 힘들 정도로 렌트가 올랐다”며 “랜드로드들도 원베드 유닛의 경우 크레딧 700점 이상, 연 수입 5만 달러 이상 등 구체적인 조건을 내세우고 있어 테넌트들의 집구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디파짓으로 2개월 치 렌트를 요구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실제 2,500달러짜리 3베드룸 아파트에 입주할 경우, 디파짓과 부동산 중계 수수료, 첫 달 렌트 등을 합치면 1만 달러를 한 번에 지출해야 할 정도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테넌트들은 역으로 랜드로드들에게 급상승한 렌트에 걸맞는 시설을 요구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 부동산 업자는 “렌트가 오른 만큼 그에 맞는 설비가 마련됐는지 테넌트들도 꼼꼼히 따지기 시작했다”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000달러면 살 수 있던 집에 수백 달러를 더 내고 들어가야 하니, 레노베이션 여부와 세탁기 및 파킹시설, 심지어 창문, 테라스 등의 설비를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라고 말했다.<최희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