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래 전, 도미 수속을 하던 중이었다. 특별히 할 일도 없어, 짧은 기간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서울의 어느 학원 강사로 일했다. 각 반 강사 소개를 포함시킨 광고 종이를 만들어서, 중 고등학교 출입문 앞에서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사람들이 따로 있었다. 한달이 지나 봉급을 받아보니 원장과 일정 비율로 나눈 쥐꼬리만한 봉급에서 찌라시 비용이라며 광고비가 제해졌다.
‘찌라시’라는 말은 일본어로서 ‘흐트리다’ 또는 ‘뿌리다’는 말에서 유래되어, 이제는 흥미성 위주의 삼류기사를 실은 신문을 뜻하는 속어로 통용되고 있다. 때로는 무책임한 흥미 기사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나하면, 주가가 널뛰듯 오르내려 투자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한다.
세월호 침몰 때에는, 구조 작업에 혼선을 일으킬 정도의 유언비어가 난무했었다. 자신이 잠수부인 양 거짓 경험담을 퍼뜨린 한 여성에 대해 내린 법원의 무죄 판결로, 그녀를 나무랐던 많은 시민들은 지금 그녀로 부터 명예훼손 죄로 고발을 당했다. 그녀도 무책임했고 판사도 무책임했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시민들이 각자 책임있게 행동하는 조국이 되었으면 한다.
교회에서도 때로 유언비어가 퍼진다. 교인들이 모여앉아 자신의 고민을 말하고 기도를 청하기보다, 가십꺼리나 나누며 재미있어 하는 경우를 본다. 기도 제목을 이야기하면, 금세 찌라시로 퍼지는 경우도 봤고, 새벽기도에 처음 나가기라도 하면 무슨 대단한 죄를 지어서 나왔다는 눈초리도 의식한다. 그래서 치유를 받기보다는 오히려 더 큰 상처를 받고 교회를 등지는 사람들도 봤다. “두루 다니며 한담하는 자는 남의 비밀을 누설하나 마음이 신실한 자는 그런 것을 숨기느니라 (잠언 11:13)” 는 말씀을 상고하며 책임있는 신앙인이 되어야겠다.
내가 소속된 교회에서는 투서가 들어오면, 일단 익명인지 아닌지 확인한다. 익명일 경우 투서는 찌라시로 취급되어 쓰레기 통으로 들어가고, 투서에 본인의 서명이 있으면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투서를 쓰려면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정정당당하게 하라는 취지다. 당사자가 지인일 경우 팔이 안으로 굽는다지만, 하나님을 먼저 의식한다면 팔은 전혀 안으로 굽을 수 없게 되는 것이 믿음이다. 많은 경우, 자신의 생각이 하나님의 뜻을 가로막는다. 그래서 나 자신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고 판단한다.
한인교회를 보면, 무슨 제직이 필요이상으로 많다. 어떤 교회는 모두가 장로요, 권사요, 이도저도 아니면 집사다. 마치 김일성의 조선반도 적화통일 3대 강령인 ‘전 군의 간부화’ ‘전 인민의 무장화’ ‘전 국토의 요새화’ 를 보는 것 같다. 교회의 담임목사, 장로, 권사, 집사라면, 신앙의 프로패셔널들이다. 한데 이들로 인해 교회가 신음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허다하게 접한다.
타이태닉호는 당대의 최고 선박 전문인들에 의해 설계 제작되었으나 침몰했다. 하지만, 방주는 경험 없는 고령의 아마추어 노아가 하나님의 지시로 지어 40일 주야로 쏟아지는 빗속을 항해했으나 건재했다. 교회의 분쟁은 자신의 의지를 하나님과 사전 상의 없이 관철시키려는 속칭 신앙 프로들 때문에 일어난다.
다시금 성 금요일이 온다. 십자가에 매달려 신음하시면서도 우리 죄를 용서해 달라는 주님의 기도를 조용히 듣자. 나의 목소리가 크면 예수님의 그 기도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여호와여 내 입 앞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시편 141:3)”라는 말씀을 묵상하며 교회의 ‘찌라시’가 되지 말고, 남을 위해 조용히 기도하는 천국 백성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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