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아베총리에게 상하 양원 연설을 요청하는 공식 초청장을 발송했다. 이로써 아베는 히로히토 천황의 생일이자 일본의 국경일인 4월29일, 연방의회에서 전 미국인을 상대로 연설을 하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아베는 이번 미국방문을 통해 일본의 전범 이미지를 완전히 씻고, 여성인권과 평화를 사랑하는 문화선진국으로서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보스턴에서는 케네디가 방문 및 하버드대 강연 일정까지 잡혀 있다고 한다.
그러나 2차 대전 중 저지른 전쟁범죄를 깨끗이 청산하지도 않은 일본이 이러한 특혜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정말 의문이다. 아베는 2007년 첫 번째 총리 임기 당시 121결의안 저지를 위한 로비를 하는 한편, 일본군 성노예 모집의 강제성에 대한 증거가 없다며 고노담화를 부정하는가 하면, 2013년12월에는 총리자격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여 과거사 반성 의지가 없음을 여실히 증명했다.
2014년에는 고노담화 작성과정 검증을 추진하더니, 최근에는 1996년에 발행된 유엔 인권보고서를 수정 철회하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급기야는 미국의 맥그로 힐 교과서 저자에게 외교관을 보내 일본군 성노예에 대한 부분을 수정 삭제하라는 요구를 했다가 퇴짜를 맞고 나서도, 교과서 내용이 “충격적”이라고 하면서 일본에 대한 전 세계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겠다고 5억달러가 넘는 예산을 책정했다.
얼마 전에는 글렌데일 시를 상대로 한 소녀상 철거 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하자, 관방장관이 나서서 일본정부의 입장과 맞지 않는다며 소송의 원고와 협력하고 있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이번 아베의 방미로 더욱 강화될 미일간의 군사협력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보다는 미, 중, 일간의 긴장을 고조시켜 군사충돌의 위협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
아베의 방미 소식이 전해진 후 우리 한인들은 자기 지역구 의원 및 하원의장 및 외교위원장에게 편지보내기와 방문을 통해 아베의 연설을 반대하는 의사를 강력히 전달해 왔으며, 의회 전문지 ‘더 힐’에 신문광고를 실어 상하양원 연설이라는 특권이 주어져서는 안 되는 이유를 미 의원들에게 알리는 노력을 해 왔다.
그런데 아베에게 연설 초청장이 발송되어 버린 지금,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아베총리의 의회 연설까지 남아 있는 한 달의 기간은 우리에게는 오히려 기회이다. 결정이 나버렸으니 이제 할 일이 없다고 방관을 할 것이 아니라, 이 기간 동안 더 적극적으로 풀뿌리 운동을 펼칠 때다. 각 지역구 의원들을 접촉하고, 워싱턴 포스트, 더 힐 등 신문광고를 통해 여론을 조성해야 한다. 할머니도 모셔와 일본의 착오적인 역사왜곡이 피해자들을 두 번 세 번 죽이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려야 한다. 하버드대에서도 아베 연설에 대한 비판여론을 일으켜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 모든 동포들이 할 일이 있다. 열심히 서명지를 모으거나 의원 사무실에 함께 찾아가는 일, 신문광고와 할머니 모셔올 경비에 십시일반 보태는 일이 모두 풀뿌리 운동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러한 일에 동참하는 우리들이 바로 임진왜란 당시 불같이 일어났던 의병, 서슬 퍼런 일제치하에서도 독립운동을 했던 독립투사의 후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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