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에 첨단 IT 기술 접목
▶ 3D기술 의료 분야에 활용
스탠퍼드 의대에서 사용하고 있는 아나토마지의 테이블 제품은 가상 신체 해부 장비로 의학에다 첨단 IT 기술을 접목해 업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04년 산호세에서 아나토마지를 창업한 최원철 대표는 선친인 최하진 박사가 부산 백병원 초대 병원장이었고, 형 두명, 동생이 모두 의학박사인 ‘의사 집안’에서 자랐지만 서울 공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별종으로 카네기 멜런대에서 컴퓨터 설계(CAD)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산호세에 있는 메디칼 회사에서 근무하다 창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가상 해부도에다 임플란트 모의 시술까지
의사 집안이지만 교수보다 창업이 흥미 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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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명문 의대생 및 교수들이 한인이 개발한 의료용 소프트웨어에 반했다.
한인이 창업한 아나토마지(Anatomage)의 가상 신체 해부 장비가 스탠퍼드 의대를 비롯 세계 유수의 의과 대학과 병원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
스탠퍼드 의대 학보지(Inside Stanford Medicine)는 아나토마지의 해부 장비 시연 모습을 게재하는 등 신체 해부의 실제 상황을 대체한 아나토마지사가 개발한 ‘테이블(table)’이란 제품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지난 2004년 산호세에서 아나토마지를 창업한 최원철 대표(47세, 영어명 제이크 최)는 선친인 최하진 박사가 부산 백병원 초대 병원장이었고, 형 두명, 동생이 모두 의학박사인 ‘의사 집안’에서 자랐지만 서울 공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별종이었다.
카네기 멜런대에서 컴퓨터 설계(CAD)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산호세에 있는 메디칼 회사에서 근무하다 창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7년, 적지 않은 인고의 시간을 보냈던 그는 “세부적인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흐름을 보는 안목을 기르고 단계별로 ‘양질의 실행’을 통해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만드는 데 노력했다”고 성공 비결을 소개했다.
3D 영상 시스템 전문기업이지만 주로 의료 부문에 집중하고 있는 아나토마지는 미국의 유수한 언론에 톱10 기술제품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의료용 3D 소프트웨어인 인비보((InVivo)는 다수 전문의학저널에서 표지를 장식하는 등 주목받는 의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 개발 시장에 사연된 가상 인체 해부 장비인 테이블(Table)은 의대생들이 실제 시신을 대신해 해부학 실습을 할 수 있게 하는 아주 획기적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80인치(가로 76㎝, 세로 213㎝)의 LCD 스크린에는 실제와 똑같은 여성 혹은 남성의 시신이 누워 있는 모습이 나타난다.
손가락을 대고 필요한 신체 부위를 절개하는 시늉을 하면 이를 인식해 해부가 이뤄진다.
필요한 부위를 원하는 만큼 절개하고, 혈관 다발이나 뼈•근육 등 필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볼 수도 있다.
화면을 톡톡 치면 절개 부위가 확대되고, 스크린에 손을 대고 끌면 시신이 회전하는 등 아이패드(iPAD)를 작동하듯 쉽게 해부 실습을 해볼 수 있다.
기술(Technology),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디자인(Design)의 머리글자인 TED 컨퍼런스에서도 혁신적인 Virtual Dissection Table장비로 평가했고 최 대표를 연설자로 초청하기도 했다.
이제 이 장비는 세계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인체해부 본연의 가치를 지키면서 해부학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한 ‘세상을 바꿀 혁신제품’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시신을 확보하지 못해 해부 실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을 교육에 활용하고 있는 스탠퍼드 의과대학 해부학 교실 주임 교수도 “해부학은 위험하고, 무섭다는 인식이 있으나, 3D 그래픽이 적용돼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고 제품의 우수성을 설명한다.
특히 “아나토마지 테이블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며 “Cadaver와 달리 닳아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학생 본인이 원활 때마다 언제든 반복학습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스탠퍼드 대학외에, Southern Illinois University, University of North Texas, 영국 Imperial College 등에서는 테이블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 실습 참여자는 “단기간 내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 좋았다”며 “사용자와 대화형으로 설계돼 있어 해부영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해도를 높이기에 충분했다”고 답했다한국의 의과대학은 물론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전공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중, 고등학생들 역시 이 제품을 접한 이후 해부학에 흥미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이다.
최 대표는 "미국에서는 시신을 기증받아 해부학교실을 운영하는데 연간 50∼100만 달러로 돈이 많이 들고 종교적인 이유로 시신 해부를 금지하는 나라도 있어 학생들이 실습에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하지만 대당 6만 달러에서 10만 달러인 가상 해부 테이블만 있으면 이런 문제는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전문의 과정을 밟으려는 이들에게는 부적당하다고 할 수 있지만 대개 의대에서의 해부학 수업은 저학년 때 받고 장기나 혈관의 배치 등을 알기 위한 교육적인 목적에서 해부 실습이 이뤄지는 만큼 의대의 학부나 보건계열의 수업에서는 무난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실제 시신보다 장점도 있다는데 "시신은 화학처리를 아무리 잘해도 변형, 변색이 되고 시신이 기부됐을 때 이미 장기 등이 훼손되어 있기도 하다"면서 그런데 ‘가상 테이블’은 완벽한 상태의 이미지를 제공해 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그 이유이다.
일각에서는 해부학에 대해 지난 수백 년간 별다른 발전이 없었던 학문이라는 이야기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늘 제한된 상황 속에서 같은 방식의 실습이 이뤄지다 보니 눈에 띌만한 변화가 없었다는 지적 속에 소프트웨어 및 영상, 터치 등 IT 기술의 비약적인 성과를 해부학과 접목시킨다면 교육의 대중화 및 활성화 등 해부학의 새로운 발전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저는 집안 식구 대부분이 의사나 교수였지만 내게 안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난 창업을 원했고 유학 시절 김종훈 전 유리시스템즈 대표(현 벨연구소 사장)가 벤처 기업가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죠."최근에는 아나토마지 덴탈이라는 모의 수술 장비를 개발 시판하고 있는데 이 제품은 치과 의사가 임플란트 수술을 하기 전, 정확한 모의수술을 거친 후 아나토마지 가이드라는 수술 유도장치를 제작하여 수술 시 정확한 위치에 임플란트 시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기도 하다.
<홍민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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