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타개 나선 한인직능단체 현안 진단(1) 뉴욕한인청과협회
브롱스 소재 헌츠포인트 청과도매시장을 찾은 한인 소매업주들이 단골 도매상으로부터 구입한 싱싱한 과일과 야채를 트럭에 옮겨 싣고 있다. 헌츠포인트 청과도매시장은 지금도 24시간 내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고된 근무환경.인건비.도매업소 가격단합 등 난제
트라이스테이트 지역 한인 점유율 50% 이하 전락
도매상간 담합 고리 끊고 수수료 낮추기 등 자구책
경기회복의 징조들이 미국사회 여기저기에서 감지되고 있지만 정작 뉴욕 한인사회는 아직 불경기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임대료와 감당하기 힘들어진 임금, 하루가 멀다 않고 날아오는 각종 티켓에 소기업체 운영 한인들의 한숨은 오히려 더 깊어졌다.
한인 경제 및 직능단체들은 길고 긴 불황의 터널을 빠져 나오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마땅한 타개책을 찾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경제 및 직능 단체들의 현안은 무엇인지 또한 불황 타파의 방안은 무엇인지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1. 뉴욕한인청과협회
■현안 진단
뉴욕에서 30년 가까이 야채가게를 운영하다 올해 초 가게를 처분한 한인 김 모씨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은퇴를 한다는 생각으로 가게를 접기는 했지만 한인 청과업계의 미래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져 오기 때문이다.
뉴욕의 부동산 가격 상승에 편승한 점포 임대료 상승은 한인 청과업계에 직격탄이 됐다. 또한 최저임금 등 인건비 상승과 도매상들의 담합에 의한 마진율 하락도 한인 청과업계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는 요소들이다.
뉴욕한인청과협회에 따르면 청과업은 일한 만큼 얻을 수 있는 직종이라 한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인기가 점차 하락하고 있다.
전성기 시절, 뉴욕과 뉴저지, 커네티컷 등 트라이스테이트 지역 청과업계의 한인 점유율은 약 90%에 달했으나 현재는 50% 이하로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과거 이탈리안과 유대인이 주도했던 청과업은 한인 시대를 거쳐 이제 히스패닉계로 이동 중이다.
2015년 4월 현재, 매일 아침 브롱스 소재 헌츠포인트 청과도매시장을 찾는 한인들은 600여명으로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한기훈 이사장은 “경기가 매우 좋았던 1980년대 중반~1990년대 초반까지는 1,200명 가까운 한인들이 매일 아침 헌츠포인트 시장을 찾았다”며 “청과업은 한인 이민 1세대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게 해주는 꿈의 직종으로 인기가 높았지만 고된 근무환경 등을 이유로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인기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 이사장에 따르면 야채 소매가격은 15년 전과 비슷한데 반해 야채 도매가격과 가게 유지를 위한 비용, 인건비 등은 그동안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영수 회장은 “헌츠포인트 청과도매시장내 도매업소간 가격 담합은 큰 골칫거리로 한인은 물론 소매상 모두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며 “협회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있으나 뾰족한 수가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소 앞 좌대단속과 위생단속 등 예전에는 그냥 넘어갔던 규정들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한인업계가 이중고로 힘들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불황 타개책
뉴욕한인청과협회는 우선 브롱스 헌츠포인트 청과도매시장 내 도매상간 담합의 고리를 끊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과거와 달리 작은 가격 변화에도 도매시장 보드에 적극 진정서를 제출하고 도매상들의 부당한 횡포가 계속될 경우, 연합시위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시장 내 2곳뿐인 한인 도매상의 숫자를 늘리는 일도 양성화 한다는 계획이다.
협회는 지난해 푸드 스탬프 카드 EBT 관련 주정부 지원이 끊기면서 한인 업주들을 위해 카드프로세싱 업체를 선정, 공동 이용을 통한 수수료 낮추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바 있다. 현재 한인 업주들은 한번 사용에 3센트의 저렴한 수수료로 푸드 스탬프 카드를 받고 있다. 푸드 스탬프 이용자가 80%가 넘는 상황이라 카드프로세싱 업체 선정 및 공동이용은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영수 회장은 “단속강화에 대한 해결책은 결국 업체 스스로에 그 책임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관련 세미나를 자주 개최하겠다”며 “협회를 중심으로 회원들의 힘이 결집된다면 도매시장은 물론, 관련 정부기관에까지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회원들의 적극적인 협회 참여와 협력을 바란다”고 밝혔다.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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