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타개 나선 한인직능단체 현안진단
▶ (2) 뉴욕한인뷰티서플라이협회
맨하탄 할렘의 한 한인 뷰티서플라이 업소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욕한인뷰티서플라이협회(회장 김성이식)는 렌트 및 최저임금 인상, 경기 부진 등 여느 업종과 다름없는 현안에 과당경쟁이라는 추가 고민을 안고 있다.
협회는 과당경쟁 방지를 위해 200야드 이내 신규 업소 개점 금지 조항을 두고 있지만 시장 질서를 무너뜨린다는 회원들의 한숨 섞인 하소연은 그치질 안고 있다. 대형 체인 업소들이 우후죽순으로 침투하면서 발생하고 있는 일이다.
과거 한인들이 주름잡았다가 사라졌던 타업종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협회는 해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인 뷰티서플라이 업계의 현안을 살펴본다.
■과당경쟁 악순환으로 업종은 포화상태
맨하탄 이스트 할렘의 125가를 따라 세인트 니콜라스 애비뉴에서 3애비뉴까지 할렘의 7개 블락에 자리 잡은 한인업소는 딱 7곳이다. 업주는 3명. 한 업주당 2-3개의 매장을 한 블럭 건너 하나씩 두고 있는 셈이다.
3개에 불과했던 이 지역의 한인 뷰티서플라이 업소는 2010년 대형 체인 뷰티서플라이 업소 F가 들어오면서 기존 업주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경쟁적으로 새 업소를 열었고 현재에 이르게 된 것. 대형 매장에 대항해 구매력을 키우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신규 매장 개.폐점을 반복하면서 현재 이 지역에서 F매장 2곳이 운영 중이지만 그 과정에서 이 지역 상인들에게 일으킨 여파는 그 이상이다.
이학규 오렌지 뷰티서플라이 사장은 자신의 업소 맞은편에, 5,000스퀘어피트 규모의 대형 뷰티서플라이 업소가 개점한 바로 이듬해 대형 업소를 새로 개점했다. 2011년이었다. 그는 “매장을 추가로 열었다고 해서 그만큼 수익이 증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구매력을 키우기 위한 수단이 될 뿐, 렌트와 인건비 등 비용 부담만 더욱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근 3애비뉴에서 15년째 1200스퀘어피트 규모의 뷰티서플라이 업소를 운영 중인 한 업주는 현재 폐점도 고려중이다. 지난 2월 인근에 2,800스퀘어피트의 한인 대형 체인 업소가 들어선 이후 매상은 30% 떨어졌고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업소 측은 “가게를 연지 15년째지만 이제는 접어야 하는 건 아닌가 싶다”며 “3명이던 직원을 2명으로 줄이고 가족까지 나와 일을 하고 있지만, 대형 업소의 할인품목이 워낙 많아 경쟁하기가 버겁다”고 말했다.
퀸즈와 브루클린 흑인 밀집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구매력을 앞세운 대형 체인이 퀸즈 자메이카와 브루클린 풀턴 스트릿에 밀려들면서 터줏대감으로 지역을 지켰던 한인 업주들이 점차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공동구매와 단합을 통한 구매력 확대
협회는 과당경쟁 방지를 위해 200야드 이내 신규 업소 개점 금지 조항을 내규로 두었지만 상도덕이 사라지면서 일부 회원들은 아예 협회를 탈퇴, 매장을 연이어 개점하고 있다. 협회는 구매력 강화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협회는 지난달 단기간 동안 주문을 완료하는 ‘원데이 공동구매’를 실시, 70만 달러를 달성했다. 미주 한인 뷰티서플라이협회가 지금까지 진행했던 공동구매 중 최대 규모라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더 나아가 타주 협회와 연합, 공동구매 유통망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지난 20일 뉴욕한인 뷰티서플라이 협회를 중심으로 뉴저지, 워싱턴 DC 등 7개 지역 단체들의 연합인 동북부한인뷰티서플라이협회 광역협의회(NFBS)가 발족됐다. 협의회 소속 회원 업소는 약 1,000개로 파악, 이들이 공동구매에 나서면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앞서 뉴욕한인뷰티서플라이협회는 한인 업소들에서 일하는 타인종 종업원을 초청한 종업원의 밤 (Employees’ night)을 개최했다. 4개 도매업체들로부터 후원을 받은 이번 행사에는 약 450명의 종업원 및 회원 업주들이 참석했다. 공동구매의 연장선에서 도매상과의 돈독한 유대관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성이식 회장은 “개개의 회원 업소로는 구매력에서 밀리지만 회원업소들이 함께 공동구매에 나서면 해볼 만하다”며 “소매업체가 무너진다면 업계 전반에 위기가 닥치고 결국 도매업체에도 그 파장이 미치게 된다. 업계 전반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소매업체와 도매 업체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협회는 도매업체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협회 브랜드 상품 제작, 협동조합 설립 등도 준비 중이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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