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와 육체의 병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익히 아는 상식이다. 오늘은 내과 의사로서 필자의 임상 경험과 이에 대한 의견을 얘기해 볼까 한다. 의사마다 개인의 경헙과 견해에 차이가 있기에 필자의 개인 의견이라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
메릴랜드에서 근무할 당시 60대 초반의 백인 여자 환자분이 있었는데 평소 아주 건강하였고 정기적 혈액 검사 상에서 항상 정상 소견을 보였는데 한번은 나쁜 콜레스테롤 중 하나인 중성지방 수치가 400 이상(정상은 150 이하)으로 많이 증가하였다.
6개월 전 검사에서는 콜레스테롤이 정상 범위였고 특별한 체중 변화와 식생활 습관의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단지 수개월 전부터 남편의 건강이 악화되어 병수발을 하느라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하였다. 다행히 이후 남편의 건강상태가 호전되어 이 환자분의 스트레스도 많이 줄게 되었다. 약물 복용 없이 6개월 후 반복한 혈액검사상에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다시 정상화 하였다.
두 번째는 최근 남가주에서의 예로써 50대 중반의 한국 남자분이 있었는데 혈압이 항상 정상범위였는데 최근 3~4개월 동안 수축기 150, 확장기 100 정도의 약간의 고혈압 소견을 보였다. 수축기 140 이상 또는 확장기 90 이상을 고혈압으로 규정하므로 경도의 고혈압에 해당되었다.
이 분 역시 체중과 식습관의 변화는 보이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서 경제적인 어려움과 사람 관계에서 많은 스트레스가 있어 왔다고 호소하였다. 최근 상황을 제외하고는 항상 정상 혈압 범위였고 고혈압의 정도도 심하지 않았으므로 약물 처방보다는 스트레스 대처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매월 혈압을 추적 관찰하였는데 약 5개월 후에는 다시 정상 범위로 혈압이 낮아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스트레스와 혈압, 콜레스테롤 등의 상관관계를 생화학적으로 굳이 설명하자면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코티졸이나 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의 분비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의 수치가 올라가게 된다.
필자의 생각은 이러한 밝혀진 기전 외에도 여러 가지 알려지지 않은 형태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위 두 환자의 예에서처럼 평상시 혈압과 콜레스테롤은 정상 범위였고 명백한 스트레스 상승과 더불어 이들의 수치가 증가하는 것이 관찰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장기간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을 갖고 있는 경우나 단기간 상승하였더라도 정도가 심한 경우(특히 고혈압)에는 쉽게 스트레스만을 원인으로 돌리지 말고 주치의와 상의하여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종교나 명상, 운동, 독서, 취미활동 등을 통해서 마음의 짐을 가볍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동현 내과 (213)739-8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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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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