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에게 / 나희덕 지음·예경 펴냄
‘내 속에는/반만 피가 도는 목련 한 그루와/잎끝이 뾰족뾰족한 오엽송,/잎을 잔뜩 오그린 모란 두어 그루,/꽃을 일찍 피워버려/이제 하릴없이 무성해진 라일락,/이런 여자들 몇이 산다’ (내 속의 여자들 中)
나희덕 시인이 등단 26년 만에 첫 시선집을 엮어 냈다. 시들을 묶은 주제어는 ‘여성’이다. ‘내 속에 깃들어 살아온 수많은 여자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지어 먹이고 싶은 마음으로, 또한 같은 시대를 통과하고 있는 여자들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마음으로’ 첫 시선집을 묶었다는 것이 시인의 말이다.
책에는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그 무수한 길도/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라는 구절로 유명한 ‘푸른 밤’에서부터 2014년 미당문학상 수상작인 ‘심장을 켜는 사람’ 등의 신작 시까지, 엄선된 총 60편의 시가 실렸다.
책의 더욱 특별한 점은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화가들의 회화도 함께 실렸다는 점이다. 지지 밀스, 카렌 달링, 엘리너 레이 등의 화가들이 영어로 번역된 시인의 시를 읽은 후 그 시에 어울릴 만한 작품들을 골라 보내줬다고 한다. 동시대 작가뿐 아니라 독일의 초기 표현주의 여류화가인 파울라 모데르존 베커, 핀란드의 헬레네 슈에르프백 등의 작품도 수록돼 시대와 공간을 넘나드는 다양한 여성의 모습을 담아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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