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 서서히 회복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실업률은 5.5%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일반 노동자의 급여 수준은 2007년 이전 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기회복의 과실 90%가 탑 1%에게로 집중되어 일반 서민들은 그 회복의 맛을 볼 수가 없다고 한다.
지난 3월 포춘 50대 기업 에트나의 CEO 바톨리니가 “최저임금을 시간당 12달러에서 16달러로 올리고 의료보험 혜택도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은 고무적이다. 그는 “포춘 50대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이 낮은 급여로 생활고를 겪고 건강보험료를 걱정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에 근무해도 최소한 먹고 살 정도의 임금과 건강보험 혜택은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최근 한인 커뮤니티의 한 은행이 전 직원에게 건강보험관련 직원들의 개인 부담액을 없앤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다.
은행 직원들 중에서 아파도 병원에 못 가는 직원들이 있다. 보험은 있지만 본인 부담이 워낙 높아 약 값만도 수백 달러 지불해야되는 경우가 있을 정도이다. 아파도 병원에 쉽게 못가는 직원이 과연 그 직장에 남아 끝까지 맡은 일을 잘 해나갈 수가 있을까?1980년대만 해도 일반 중산층 근로자들은 봉급을 타면 일부를 저축해서 조그만 집을 마련할 수가 있었다. 아파서 병원에 가면 회사 보험으로 다 처리가 되었었다.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불기 시작한 인터넷의 확산, 이윤의 극대화 정책 이후 일반 직원들에 대한 대우와 건강보험 등의 베니핏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반면 시니어 임원들과 고급 인력들을 위해서는 특별 보험이 따로 마련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한 추세가 심화되어 오늘에 와서는 철저한 ‘상후하박’으로, 일반 직원들은 상위층에만 유리하게 하는 경영주의 결정에 감히 도전할 수가 없게 되었다.
오래 전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가 외친 “회사 리더의 급여가 일반 직원의 20배 이상 넘어서는 안된다”던 주장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기업 운영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사주와 일반 근로자에게 골고루 배분되어야한다는 것이었지만 그 원칙을 지키는 회사는 많지 않다.
‘효율적인 급여(Efficient Wages)’의 개념은 시장 평균급여 보다 높은 보수를 의미한다. 일정한 수준 그 이상의 급여를 제공하면 직장인은 회사를 떠나지 않고 계속 근무하게 되어 회사 측은 이직과 새 직원 채용에 따른 경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코스코와 트레이더 조스가 바로 ‘효율적인 급여’ 체제를 실행하는 기업들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수퍼마켓보다 높은 임금과 의료보험 베니핏을 제공함으로써 인건비 지출이 훨씬 많지만 전체 수익 면에서는 다른 수퍼마켓들보다 높은 마진을 기록하고 있다.
왜 그럴까? 일에 대한 성취감, 회사에 대한 만족감으로 인해 직원들의 이직률은 낮아지고 생산성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직원 일인당 생산량과 일자리 효율성이 경쟁업체를 훨씬 더 초과하고 있다.
그에 반해 미 최대의 대형업체인 월마트에서는 한때 일부 직원들이 심각한 저소득층으로 간주되어(물론 건강보험도 없었지만) 그들의 의료비용을 미 정부에서 제공한 경우도 있었다. 월마트의 사주 그룹은 탑 1%의 부자들이지만 그 밑에는 생활고와 건강문제로 고민하는 직원들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태에서 과연 높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포춘 50대 기업들, 특히 메이저 은행의 행장들은 1,000만달러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 그에 비해 일반 창구직원의 평균 연봉은 5만 달러 미만으로 약 200 배 차이가 난다. 에트나가 시간 당 급료를 16달러 수준으로 올리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그래봐야 연 수입은 3만 달러에 불과하다. 과연 포춘 50대 기업 직원으로서 생활고 걱정을 더 이상 안하고 살 수 있을까?
진정 직원들을 생각한다면 어떻게 하든지 방도를 마련하여 ‘효율적인 급여’를 제공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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