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다운로드를 하지 말아줄 것을 호소하는 팰팍 카페베네의 안내문.

“불법 다운로드는 하지 말아주세요. ㅠㅠ"

얼마 전 뉴저지 팰리세이즈 팍에 위치한 ‘카페베네’ 벽면에 호소문이라도 해도 무방할 만한 안내문이 하나 붙었다. 눈물을 의미하는 이모티콘 ‘ㅠㅠ’가 붙을 만큼 내용은 절박해 보였다.
카페베네 직원 등에 따르면 최근 매장을 방문한 고객 일부가 와이파이(Wi-Fi·무선 인터넷)로 노래와 영화 등을 불법으로 다운로드 받으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불법 다운로드를 인지한 인터넷 제공사 버라이즌은 업소내 인터넷 연결을 끊었고, 영문을 몰랐던 카페베네 업주는 한동안 원인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 결국 업소측은 매장내 와이파이에 접속한 손님들 가운데 일부가 무차별적으로 불법 다운로드하면서 생긴 문제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2000년대 후반부터 음반 회사와 영화 배급사 등은 음악과 영화 파일 공유자들의 인터넷 아이피(IP) 주소를 추적해 저작권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소송을 진행할 때 불법 행위의 주체를 실제 불법 다운로드를 한 이용자가 아닌 인터넷 아이피(IP) 주소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손님이 와이파이로 불법 다운로드를 한 뒤 떠날 경우, 그 책임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 업주가 고스란히 지게 되는 게 현실이다.
퀸즈의 또 다른 커피샵도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한 업주는 얼마 전 인터넷 업체으로부터 불법 다운로드가 이뤄지고 있으니 조심할 것을 경고했다고 털어놨다.
이 업주는 “요즘 같은 때엔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지 않으면 커피샵의 기능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끊을 순 없다”면서 “그렇다고 손님들이 컴퓨터로 무엇을 하는지 일일이 쳐다볼 수도 없고 갑갑하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나 맥도날드와 같은 유명 커피샵 및 패스트푸드 체인이나 유명 호텔들은 이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만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놓고 있다. 손님들은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야 하고,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겠다는 ‘동의’도 해야만 한다.
한인 업체들도 이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면 해결되겠지만 과다 설치·운영 비용을 문제로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변호사 업계는 한인 업체들이 저작권 위반 소송을 예방하려면 최소한의 대비책은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막상 소송을 당하게 되면 결국 실제 불법 다운로드를 한 이용자를 찾아내지 못하는 한 모든 걸 뒤집어 쓸 수 있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홍균 변호사는 “가장 중요한 건 손님들이 불법 다운로드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인터넷 전문가를 고용해 유명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차단하도록 도움을 얻고, 라우터의 스피드를 조절해 대용량의 다운로드가 이뤄질 시 속도를 현저히 줄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당장은 저비용으로 최악의 상황을 미리 대비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JC 제이컴퓨터 정해성 사장 역시 “공유기에 따라 다르지만 방화벽을 설치하거나, 다운로드를 받는 사이트들을 찾아내 공유기에서 블락(block)을 하는 작업이 가장 현실적”이라면서 “무작정 손님들에게 호소하는 방법보단 실질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함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