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태계 로비에 흔들…백악관 ‘의원 12명 지지…대세 지장 없어’
이란 핵합의의 미 의회 승인을 밀어붙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부의 암초’에 부딪힌 양상이다.
상원 민주당을 이끄는 거물인 찰스 슈머(민주·뉴욕) 상원의원이 6일 이란 핵합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민주당 내부가 미묘하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백악관은 ‘대세’에 지장이 없다며 의연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슈머 의원의 반대가 실망스러운 사실이지만,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우리는 협상타결 전부터 슈머 의원에게 세부적 내용을 설명해왔다"며 "궁극적으로 슈머 의원의 반대가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상원의원 7명과 하원의원 5명 등 의원 12명이 이란 핵합의를 공식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소개하고 "다음 달 의회검토 기간이 종료되기 이전까지 지속적인 설득 노력을 기울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도 오바마 대통령의 적극적인 입법 드라이브를 의식해 가급적 이란 핵합의를 승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슈머 의원의 공개적인 반기는 이란 핵협상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의 상황이 간단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란 핵합의를 무력화하려는 이스라엘 정부와 친(親) 이스라엘 단체의 전방위적 로비가 어느 정도 ‘먹혀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슈머 의원의 지역구인 뉴욕 주는 유태계 출신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선거구로 알려졌다.
특히 슈머 의원은 현 해리 리드(네바다) 의원에 이어 민주당의 차기 상원 원내대표로 거론되는 거물이어서 다른 의원들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아직 이란 핵합의 승인 여부에 대해 마음을 정하지 못한 의원들에게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상원 외교위원회의 거물인 로버트 메넨데즈(민주·뉴저지) 의원을 포함한 친(親) 이스라엘 성향 의원들도 반대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의 동요에도, 큰 틀에서 이란 핵합의 자체가 무력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상·하원의 과반을 차지한 공화당이 60일간에 걸친 의회검토가 끝나는 다음 달 17일 ‘실력행사’를 통해 합의안을 부결시킬 수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시킬 정도로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를 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합의안은 상·하원에서 과반의 반대가 나올 경우 부결되며,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의회는 상원의 3분의 2인 67표, 하원의 3분의 2인 290표 이상의 추가 의결로 거부권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공화당은 현재 하원 246명, 상원에서 54명이어서 민주당으로부터 각각 13표와 54표의 ‘이탈표’를 끌어온다면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무력화가 이론상 불가능하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편, 미국과 함께 이란 핵협상에 참여했던 주요 5개국은 워싱턴 주재 공관을 통해 미국 의원들을 상대로 이란 핵합의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로비전을 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포린 폴리시 등 미국 언론은 독일을 비롯한 이들 5개국의 미국 주재 공사급 고위외교관들이 지난 4일 민주당 상원의원 25명에게 이란 핵협상 결과를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음 주에도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다시 한번 이란 핵협상의 불가피성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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