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확성기 방송 중단’ 요구 76.2㎜·고사포 도발…軍 155㎜ 대응사격
▶ 朴대통령 긴급 NSC 소집·北도 중앙위비상회의 소집…양측 시설·인원 피해 없어
남북한이 20일 최전방 서부전선인 경기도 연천 지역에서 포탄을 주고받는 경고성 포격전을 벌였다.
북한군이 대북 심리전용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하며 76.2㎜ 직사화기와 14.5㎜ 고사포로 추정되는 화기로 군사분계선(MDL) 남쪽으로 포탄을 발사하자 우리 군은 155㎜ 자주포로 군사분계선 북쪽으로 대응사격을 했다.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사건으로 최전방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 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교전으로 남북간 긴장은 최고조에 달하게 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군이 오후 3시 53분과 4시 12분에 2차례 걸쳐 화력 도발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전하규 합참 공보실장(대령)은 북한군의 포격 도발 이후 언론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도발 상응 지역에 155㎜ 자주포탄 수십여 발을 대응 경고사격했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오후 3시 53분 첫 화력도발 때는 14.5㎜ 고사포를 1발 발사했고, 오후 4시 15분 2차 도발 때는 직사화기 76.2㎜ 수 발을 발사한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했다.
북한군이 발사한 포탄 중 고사포탄은 비무장지대를 넘어 연천군 중면 태풍전망대 남쪽 야산에 떨어졌고, 76.2㎜ 포탄은 군사분계선 남쪽 700m 비무장지대에 낙하했다.
북한군의 고사포탄 발사 1시간 11분 만인 오후 5시 4분께 우리 군이 발사한 155㎜ 포탄은 군사분계선 북쪽 500m 지점 비무장지대에 떨어졌다.
양측이 발사한 포탄은 모두 인원과 시설이 없는 지역에 떨어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북한군이 남한 영토에 고사포탄을 발사한 것은 2014년 10월 대북전단을 향해 고사포를 쏜 이후 10개월 만이다.
우리 군이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북쪽으로 포탄을 발사한 것은 1973년 2월 철원지역에서 북측이 비무장지대에서 작전을 하던 우리 장병에 대해 소총 사격을 하자 군사분계선 북쪽에 있는 북한군을 향해 박격포와 105㎜ 곡사포를 발사한 이후 42년 만에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과 관련,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직접 주재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단호 대응하고 우리 군은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동시에 주민의 안전과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이 NSC 상임위를 직접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도 이날 밤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소집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남조선 괴뢰국방부가 48시간 안으로 대북심리전 방송을 중지하고 모든 심리전수단들을 전면 철거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간다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의 최후통첩을 어떻게 대하는가를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측은 "남측이 포탄 한발 발사했다는 있지도 않은 구실로 도발을 강행했다"고 비난하고, 남측이 포탄 36발을 발사해 부대와 초소 부근에 떨어졌지만 이로 인한 자신들의 피해는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군의 포격에 이어 우리 군의 대응 사격이 실시되자 연천군과 강화도 등 일부 지역 주민 수백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군은 이날 오후 5시 40분을 기해 전군에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발령하고 북한의 포격 도발에 대한 대응작전에 돌입했다. 북한군 도발 지역에는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북한군의 포격 도발은 이달 4일 발생한 DMZ 지뢰도발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군이 지난 10일 최전방 부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한 데 따른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군은 최근 포 사격훈련을 강화하고 DMZ에 있는 소초(GP)에서 남쪽을 향한 총안구를 개방하는 등 무력 도발에 나설 징후를 보였다.
북한군은 포격 도발 직후 우리 군에 총참모부 명의 전통문을 우리 국방부로 보내 오는 22일까지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군 총참모부는 "오늘 오후 5시부터 48시간 내에 대북 심리전방송을 중지하고 모든 수단을 전면 철거하라"고 요구하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총참모부는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 방송이 "(북한에 대한) 전면적 중대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은 이날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 명의의 서한을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앞으로 보내 우리 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전포고라고 주장하면서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측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대북방송은 그대로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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