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호텔 직원 ‘비판 동영상’-고교생 반발 잇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인기가 치솟는 만큼이나 그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이민자에 대한 막말로 크게 상처를 입은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의 반발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20일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트럼프는 CNN방송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당적에 관계없이 전체 후보자 가운데 45%의 지지율을 확보, 51%로 선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불과 6%포인트 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지난달에는 16%포인트나 됐던 두 후보간 격차가 한달새 눈에 띄게 줄었다.
이처럼 트럼프의 인기가 파죽지세로 오르자 ‘작심하고’ 트럼프에 반기를 든 히스패닉계 민초(民草)들의 저항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뉴욕 맨해튼의 번화가에 위치한 트럼프 소호 호텔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멕시코계 청년인 리카르도 아카(24)는 "매일 트럼프가 소유한 호텔로 일하러 가는 것이 부끄럽다"면서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동영상을 제작해 페이스북에 올렸다.
아카는 멕시코계 이민자를 겨냥해 막말을 해댄 트럼프를 겨냥해 "우리는 그런 사람이 아니며, 나 역시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이민자 어느 누구도 그런 사람이 아니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이번 동영상으로 트럼프가 흔히 해대는 말대로 ‘넌 해고야’라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지만 "트럼프의 막말에 모욕을 느꼈다"면서 동영상 제작 이유를 밝혔다.
아카가 친구의 도움을 얻어 제작한 동영상은 불과 하루새 조회수가 30만회를 넘어섰다.
이와 함께 히스패닉계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反) 트럼프’ 움직임도 나타났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살고 있고, 트럼프가 여름 휴가지로 즐겨찾는 뉴욕주 차파쿠아 지역에 위치한 호라스 그릴리 고등학교 학생들은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려던 학교 가면무도회의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운동을 주도하는 멕시코계 학생 줄리언 로블스(17)는 "멕시코계 이민자들은 강간범이고 마약거래상이라는 트럼프의 막말은 완전히 잘못됐다"고 격분했다.
로블스는 미국내 일부 기업이 막말 논란 이후 트럼프와의 사업·거래 관계를 끊는 것으로 보고 온라인을 통해 가면무도회 장소 변경 운동을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멕시코 문제를 주로 다뤄온 미국 국무부 외교관 출신의 스티븐 켈리 듀크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트럼프씨, 남북한 접경의 괴리는 엄청나다’는 우회적인 제목의 기고문에서 트럼프의 멕시코 이민자와 국경문제에 대한 발상을 거세게 비판했다.
켈리 교수는 미국의 접경국인 멕시코에 대해 강경노선을 취하는 트럼프에게 아주 적합한 모델이 하나 있다면 바로 남북한을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비무장지대는 실제 국경은 아니지만 정전협정에 따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국경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곳에는 가시철조망, 투광조명등, 높은 담, 감시카메라, 200만 개에 달하는 지뢰, 남북한 양쪽의 수십만명의 군인들이 대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곳은 지난주 북한이 매설한 지뢰로 한국군이 치명적인 부상을 입기까지 한 아주 위험천만한 곳으로 전혀 사람이 살 수 없어 야생동물만 번창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내에서도 멕시코와의 국경인 3천600km를 (남북한의) 비무장지대처럼 갈라놓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면서 이런 움직임은 트럼프의 구상에 부합하겠지만 (남북한처럼) 불행한 결과를 낳는다고 우려했다.
특히 켈리 교수는 트럼프는 국경이 없으면 국가가 아니다라는 주장을 내세워 현재의 (미국-멕시코) 국경이 오히려 부족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주장에는 북한만 동조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켈리 교수는 비무장지대처럼 단절된 국경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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