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경찰상 확립 교육’…일상 언어·행동에 초점
▶ 정례 교육으로 확대 추진…’신뢰 무너졌다’ 회의론도
로스앤젤레스(LA) 경찰관들.
’지난 몇십 년간 로스앤젤레스(LA) 경찰은 시민 위에 군림하고 위압적인 전사였습니다. 이제 ‘민중의 지팡이’로 돌아가야 할 시점입니다.’
빌 스콧 LA 경찰국(LAPD) 부국장은 최근 LA 시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새로운 경찰상 확립을 위한 교육’에서 이 같은 ‘고해성사’를 했다.
그는 "LA 경찰은 전사에서 지역공동체를 지키는 수호자로 거듭 나야 한다"면서 "법질서는 엄격하게 확립해야 하지만 공권력을 집행하는 경찰은 보다 인간적인 얼굴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LAPD는 1970∼80년대 치안확보라는 미명 아래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걸핏하면 시민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른 ‘오만한 경찰’로 악명이 높았다.
LAPD는 최근 시민과 함께 하는 새로운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몇 주에 걸쳐 전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정신교육을 강화하고 체질개선에 나섰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21일 보도했다.
이번 교육이 열리게 된 배경에는 최근 미국 전역에서 비무장 흑인들에 대한 백인 경찰관들의 총격 사건 등이 깔려있다. LA에서도 지난해 8월 비무장 10대 흑인 이젤 포드 사건을 비롯해 3건의 총격사건이 발생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를 감안한 듯 이번 교육에서는 경찰관들의 일상 언어·행동을 비롯한 일상 근무자세와 용의자 검거 시 대처 요령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지난 수십 년간 경찰관 교육이 총기와 무력행사, 경찰관들의 비리 방지 등에 집중했다면 이번 교육은 시민에게 좀 더 가깝고 지역공동체를 수호하는 경찰관의 기본자세에 초점을 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5시간가량 진행된 교육에서는 지역공동체로부터 신뢰회복 방안, 정신적으로 불안한 용의자 대응 요령, 거리순찰 시 시민을 존중하는 방법까지 망라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콧 부국장은 "거리순찰 시 거들먹거리고 선량한 시민에게 고압적 태도를 보이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라"면서 "일부 경찰의 이 같은 태도가 경찰 불신을 낳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에게 가장 큰 문제는 시민과의 소통"이라며 "LA 경찰은 시민과의 소통을 외면해온 게 사실"이라고도 했다.
호세 페레스 부국장은 일선 경찰서 근무자들과의 대화에서 "우리는 용의자들에게 욕설과 거친 언어를 사용해왔으며 이는 ‘전술적 용어’로 통용돼왔다"면서 경찰의 바른 언어 사용을 강조했다.
경찰의 총기 사용 문제도 핵심 주제였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용의자들과 대치했을 때 강압적 체포보다 참을성을 갖고 대화를 시도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한 세션에서는 경찰의 부당한 총격사건을 막기 위해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이나 고무탄환 사용 등의 제안도 나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백인 경관의 비무장 흑인의 등 뒤에서 총을 쏴 죽인 사건과 앨라배마 주에서 발생한 경찰의 무고한 시민 구타 사건 등을 다룬 비디오 상영에서는 탄식도 흘러나왔다.
경찰관 상당수는 이번 교육을 통해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시민과 소통하는 기회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LAPD는 경찰관 복무 교육을 확대·개편해 1년에 2회 정례교육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경찰관 정신교육이 향후 실제 법집행 과정에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았다.
맥 쇼티 와츠 시 주민자치위원장은 "지금 LAPD는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다"라면서 "LA 경찰관들은 이미 시민들의 신뢰를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경찰관들을 이해하려고 할 때마다 그들은 무고한 시민에게 총을 겨누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관 교육에서 공동체 지도자들과 주민들을 초청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시민에게 봉사하는 경찰상에 대한 토론이 병행돼야 한다는 방법론도 제기됐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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