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장에 후원금 요청’ ‘CPA협회 배제’
▶ 전시행정 표본 지적 문제되자 극구 부인
LA 총영사관이 한미조세당국의 세무정보 교환을 앞두고 ‘한미 세무 컨퍼런스’(Korea-US Tax Conference)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컨퍼런스의 후원금 요청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어 컨퍼런스의 본래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는 한미 간 ‘해외계좌 금융신고협정’(FATCA)에 따른 세무문제를 중심으로 연방 국세청(IRS)과 한국 국세청의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세무 컨퍼런스임에도 불구하고 한인 세무전문가들의 모임인 한인공인회계사협회는 완전히 배제된 채 행사가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는 지적이다.
한인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한인은행의 Y모 행장이 컨퍼런스를 준비하고 있는 LA 총영사관 김모 영사가 컨퍼런스 후원금을 요청해 왔다며 어떻게 후원금을 전달해야 되느냐고 문의해 왔다”며 “현직 공무원이 은행에 후원금을 요청하는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며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미 조세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할 컨퍼런스에 세무 전문가들의 단체인 한인 CPA협회가 배제되고, 이름도 알려지지 않는 ‘한미세금연구포럼’이란 단체가 주최자로 참여하고 있어 LA 총영사관 측의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김모 담당영사는 “한인 은행장에게 후원금을 요청한 사실이 없으며 한 은행장이 먼저 후원 의사를 밝혀 한미세금연구포럼 관계자의 연락처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담당 영사는 “현직 외교관 신분인 영사가 어떻게 은행에 후원금을 요청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본보는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Y모 행장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은행 홍보담당자는 “행장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며 “포럼 측으로부터 후원금 요청을 받아 검토했으나 내부 규정이 맞지 않아 후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 측은 본보에 처음에는 행장이 ‘노 코멘트’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가 나중에 다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같은 후원금 요청 논란에 대해 한 인사는 “후원금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은행이 후원금을 내겠다고 했을 리 만무하다”며 “그러나 은행장이 영사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도 영사가 요청한 것처럼 말을 했거나 후원하기로 해놓고 문제가 발생하니까 부랴부랴 후원을 철회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나 정부 투자기관들의 각종 행사에 관련 한인 경제단체들이 직·간접적으로 후원해 온 것은 오래 전부터 있어온 관행”이라며 “정부기관이 한인단체에 후원을 요청하는 것도 문제지만 많은 한인단체들이 총영사관이나 정부 투자기관에 앞 다투어 후원을 자처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는 LA 총영사관을 비롯 한인상공회의소, 한미세금연구포럼이 주최기관으로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컨퍼런스의 강사와 주제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으나 프로그램 중에는 컨퍼런스의 주제인 ‘해외계좌 금융신고협정’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증여세와 관련한 유산상속 변호사의 강의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처음부터 공정하지 못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미세금연구포럼은 지난 4월 공인세무사(EA)를 중심으로 일부 변호사와 한인공인회계사협회에 등록하지 않은 일부 공인회계사가 참여해 만들어졌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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