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후 70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면 아무리 오랫동안 원수같이 지낸 사이라 하더라도 나아지는 게 있어야 하는 데 그렇지가 않다. 날로 작아지는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물결에 따라 한일 관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개선이 있어야 하는데 개선은커녕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악화되는 주요인은 일본정부를 이끄는 일부 위정자들의 의도적인 왜곡과 극단적 태도에 있지만 그런 정책을 지지하고 따르는 국민들도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정책과 노선을 따르는 일본인들의 민족적 의식구조, 사고방식을 만들어 내는 정신적 토대는 무엇인가?일제 강점기에 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일본인의 정신세계의 밑바닥에는 명치유신 전 막부시대에 창궐했던 소위 ‘사무라이 정신’ 그것이 진화한 ‘야마도 다마시(大和魂)’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러면 사무라이 정신이란 무엇인가?
그러지 않아도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로 일본 측이 우리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요즈음 시기적절하게도 이 질문에 정면으로 도전하면서 그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일본의 정신세계의 근본을 파헤치는 책이 나왔다. ‘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 (장성훈 지음, 북마크)이다.
저자는 사무라이 정신이라는 것이 생겨난 역사적, 정치적, 경제적 배경 그리고 당시 사회적 구조 등을 살피고 분석하며 어떤 과정을 거쳐 그 정신이 생성되고 야마도 다마시로 자랐는지를 파헤친다.
그리고 그렇게 자란 사무라이 정신이 일본역사의 구비 구비마다 위정자들에 의해 어떻게 ‘가미카제 특공대’로, 사이판 같은 태평양 군도에서 ‘옥쇄(玉碎)’라는 날조된 신화로 조성되었나를 세심하게 파헤치고 나서 그 허구성을 고발한다.
저자에 의하면 놀랍게도 전국시대 무사들이 할복한 이유가 주군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 때문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가족과 자녀에게 영지와 무사직을 물려주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당시의 사회제도와 신분제도를 분석하면서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책 제목도 그렇고 내용도 우리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웃의 민족적 사고방식을 다루는 예민한 작업이기에 책에 담긴 글이 이성보다 감정이 지배하는, 그래서 국수적인 관점에서 쓴 내용은 아닌 가 염려도 있었지만 이는 기우였음을 곧 알게 된다. 저자는 충분한 자료를 주석으로 제공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요즈음 일본에서는 혐한서적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다. 책방마다 혐한서적 코너가 있고 그 들 대부분은 한국인은 지저분하고 시끄럽고 기본 매너가 부족한 민족으로 싸잡아 평가절하하는 것이 추세란다. 일본인들이 혐한서적을 보면서 ‘조센징’을 무시하는 근본에는 식민지배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들의 정신세계에 깔려있는 사무라이 정신도 큰 작용을 할 것이다. 사무라이 정신 때문에 자기들은 검소하고 책임감 강하고 예의 바른 우수한 민족이라고 ale는 일본인들일수록 이 책을 한번 읽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책을 통해, 70년이 되도록 과거를 부정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속 좁은 일본인의 마음가짐, 그들이 자랑삼아 떠드는 야마도 다마시의 밑바탕을 들여다 보는 기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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