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싱의 한 한인 제과점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1달러짜리 실종. 생크림 케익은 30달러↑
업소들 “계란.곡물값 등 올라 불가피”
플러싱의 한인 정모씨는 최근 한국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발길을 끊었다.
대신 향하는 곳은 중국계 제과점. 정씨는 “한국 프랜차이즈 식빵 하나를 사려면 4달러를 넘게 줘야 한다”며 “중국계 제과점에서 3달러도 안되는 가격에 식빵을 살 수 있는데 굳이 비싸게 주면서까지 한국빵을 사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뉴저지 팰리세이즈 팍의 한 한인 주부는 사라다 빵을 사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양배추에 케찹을 넣은 빵 하나에 3달러75센트라니 말이 되냐”며 “작년에만 해도 2달러 75센트였던걸로 기억한다. 햄버거 하나 사먹은 셈 치기로 했지만 충격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국 프랜차이즈 및 한인 제과점의 빵 가격이 타민족 제과점에 비해 터무니 없이 높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3-4년새 빵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일부 대형 한국 프랜차이즈 빵집들의 경우 1달러대 빵은 찾아보기가 어렵게 됐다.
특히 한국 프랜차이즈 제과점들이 케익과 식빵 등 빵 가격을 인상할 때마다 인근 한인 로컬 제과점들도 연이어 가격인상에 돌입하면서 한인 제과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는 것.
파리바게트, 뚜레쥬르 등 한국발 대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한인 제과점들은 올해 초에만 일부 품목에 한해 15~25센트가량 가격을 올렸다. 케익 가격은 대부분 30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타민족 업소에 비해 대부분 20-30%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지만 그나마 2년 사이 일제히 2-3달러의 추가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P제과점의 경우 모카 쉬폰 케익과 치즈 케익은 각각 33달러, 딸기 생크림 케익은 34달러에 판매 중이다. 이곳의 조각 생크림 케잌의 가격도 5달러50센트~6달러50센트로 1달러씩 인상됐다. 우유 식빵과 고로케 등 한인들이 좋아하는 인기 빵의 가격은 타민족 업소와의 격차 폭이 더욱 크다.
우유 식빵의 경우 플러싱 메인스트릿 중국계 제과점의 경우 2달러75센트에 판매하고 있는데 반해 인근 한국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가격은 4달러 25센트다. 2-3년전에만 해도 1달러75센트~2달러에 구입 가능했던 고로케는 2달러50센트 내외로 훌쩍 뛰었다. 가장 저렴한 빵으로 꼽히던 꽈배기와 버터크림 빵, 소보루 빵의 가격도 1달러75센트 내외로 2달러를 호가한다.
업소들은 가격 인상의 원인에 대해서는 원재료와 인건비 상승을 꼽았다. 계란, 밀가루, 버터 등 재료 가격 인상과 최저 임금 인상을 감안하면 빵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
파리바게트 측은 “원재료 상승분을 메우지 못해 손해 보는 제품에 한해 전체 품목의 5% 내외가량의 가격을 올렸다”며 “빵 가격은 10~20센트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업소 입장에서는 감수하다가 어렵게 올리는 경우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인 프랜차이즈 및 로컬 제과점의 빵 가격이 타민족 제과점에 비해 비싼 가격을 고수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한인 소비자들은 높은 빵 가격이 결국 고객들을 타인종 경쟁업소로 밀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소비자는 “한국 프랜차이즈 등 한인 업소의 빵이 맛있긴 하지만 갑자기 훌쩍 뛴 가격을 보면 울컥한다”며 “식빵이나 도넛 등 타민족 제과점에서 살 수 있는 아이템은 되도록 한인 제과점에서 구입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최희은 기자> 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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