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다롄완다 그룹이 3천만 달러를 투자한 할리우드 영화 `사우스포’.
할리우드와 중국 엔터테인먼트 업체 간 영화 협력사업이 곳곳에서 암초에 부딪히고 있다.
할리우드와 중국 엔터테인먼트 업계 간 협력 관계가 증가하고 있지만, 굵직한 투자 계약들이 잇따라 깨지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6일 보도했다.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중국의 자본과 시장 잠재력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반면, 중국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할리우드의 영화제작 기법과 마케팅 등 노하우 전수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양측의 이해관계가 상반된 데다 이질적인 비즈니스 관행과 문화적 차이로 할리우드-중국 엔터테인먼트 업계 간 협력사업이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중국 엔터테인먼트 업체는 할리우드와의 합작을 내세워 주가를 끌어올리고 인지도를 높이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홍콩의 영화제작사 I-Marker와 차이나 레일스미디어는 지난해 정부가 보증하는 외국영화 수입·배급사를 세우고 회사 대표로 소니 픽처스 제작부문 사장 출신인 크리스 리를 영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로 차이나 레일스미디어의 주식은 260%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I-Marker와 차이나 레일스미디어의 발표를 부인했다.
중국 베이징(北京) 소재 바이슨 캐피털 홀딩스는 지난해 할리우드 유명 배우 에이전시인 레졸루션과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지분 인수 계약을 맺었지만, 4개월 만에 무산됐다.
미국의 4대 연예기획사 중 하나인 ICM 회장을 지냈던 제프 벅은 지분 인수 계약이 무산되면서 연예기획사 레졸루션의 문을 아예 닫았다.
또 중국 최대 영화·엔터테인먼트사 화이브라더스(華誼兄弟)는 지난해 4월 제프 로비노프 전 워너브라더스 회장이 창립한 영화사 스튜디오에이트(Studio8)에 1억5천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이브라더스의 스튜디오에이트 지분 인수 계약을 놓고 "역대 중국 기업의 할리우드 진출 중 최대 규모"라고 평가했지만 계약은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미국 영화사 레젠더리의 토머스 툴 회장은 2011년 6월 화이브라더스와 합작회사를 설립하려 했다가 6개월 만에 포기했다. 화이브라더스가 합작사 지분을 10%에서 25%로 높여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와 중국 엔터테인먼트 업계 간 이질적 비즈니스 관행과 문화적 차이도 잇단 계약 무산의 원인 중 하나다.
영화제작사 지아플릭스의 마크 가니스 회장은 "미국에서는 누군가 3년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면 1천95일 내내 유효한 것으로 보지만, 중국에서는 1천95일 매일 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고 간주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기업들이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거액의 투자금을 내놓는 것은 수익의 목적이 아닌 전문지식을 얻기 위한 것이다.
중국의 부동산 기업인 다롄완다 그룹은 지난달 북미 지역에서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사우스포’(Southpaw)의 제작사 와인스타인에 3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데이비드 글래서 와인스타인 사장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다롄완다 그룹은 촬영과 편집, 마케팅 등 영화 제작 과정의 모든 분야에서 우리가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하는지를 배우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와인스타인은 반대급부로 외국 영화의 상영 수가 연간 34개로 제한하고 있는 중국에서 자사의 영화배급에 이점이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화이브라더스도 2017년까지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STX엔터테인먼트와 함께 18편 이상의 영화 제작·투자배급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화이브라더스가 지난해 1억3천만 달러를 투입해 미국 자회사를 설립한 이후 첫 행보로, STX엔터테인먼트와 첫 스릴러 영화 ‘더 기프트’를 북미지역에서 개봉했다.
현재 할리우드 영화산업에 투자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은 다롄완다 외에도 중국 최대 온라인 기업인 알리바바, 후난TV 그룹, 푸싱그룹, 중신국안그룹 등이 있다.
알리바바는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의 중국 내 배급과 관련해 파라마운트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후난TV 그룹은 지난 3월 할리우드 영화사 라이온스게이트 엔터테인먼트와 3억7천500만 달러 상당의 투자 계약을 맺었다.
월트 디즈니에서 독립한 딕 쿡은 중국 중신국안그룹으로부터 1억5천만 달러의 투자금을 받았으며, 푸싱그룹은 스튜디오 에이트에 2억 달러를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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