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오리나 ‘외모’ 아닌 ‘페르소나’에 대해 익살스럽게 얘기한 것’ 해명
최근 폭스뉴스의 여성앵커 상대로 비하 발언을 했다가 호된 역풍을 맞았던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이번엔 같은 당의 유일한 여성후보인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CEO)의 외모를 놓고 막말을 퍼부었다.
트럼프는 9일 공개된 대중문화 잡지 롤링스톤과 인터뷰를 하던 중 피오리나가 TV화면에 등장하자 갑자기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 "저 얼굴 좀 봐라! 누가 저 얼굴에 투표를 하고 싶겠냐"고 소리쳤다.
그는 "저 얼굴이 우리의 다음 대통령이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느냐"고 인터뷰하는 기자에게 되묻기까지 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논란이 일자 트럼프는 10일 폭스 뉴스와 CNN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내가 그런 말을 하긴 했을 텐데 그것은 피오리나의 ‘외모’가 아니라 ‘페르소나’(persona·본성과는 다른 태도나 성격)에 대해 익살스럽게 얘기한 것"이라고 한 발짝 물러났다.
트럼프는 다만 HP 재직 당시의 무더기 해고 사태 등을 거론하면서 "피오리나는 역대 최악의 CEO"라고 혹평했다.
대선 출마 이후 숱한 막말을 쏟아내 온 트럼프는 여성들을 향해서도 성차별적 비하 발언을 퍼붓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달 6일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자신에게 ‘송곳 질문’을 던진 폭스뉴스의 여성앵커 메긴 켈리를 ‘빔보’(bimbo·외모는 섹시하나 머리는 빈 여성을 뜻하는 비속어)라 부르고, 켈리가 마치 월경으로 예민해진 탓에 자신을 괴롭혔다는 식으로 비하해 논란을 일으켰다.
피오리나에 대한 공격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약 한 달 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피오리나가 하는 얘기는 10분만 듣고 있어도 두통이 온다. 그는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공격했다.
미국 언론은 피오리나에 대한 트럼프의 비하 발언이 전해진 날, 공교롭게도 트럼프의 두 피해자가 된 피오리나와 켈리 두 여성이 한 자리에서 만났다고도 전했다.
피오리나는 이날 켈리 앵커가 진행하는 폭스뉴스의 ‘켈리 파일’에 출연해, 트럼프의 발언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내 지지율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괴로워서 그런 모양"이라고 답했다.
피오리나는 이어 자신의 외모를 문제 삼은 트럼프의 발언들에 대해서도 "다 자기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실제 피오리나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강력한 경쟁후보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일간 USA투데이는 9일 발표한 공화당 후보 경쟁력 순위에서 피오리나를 트럼프, 벤 카슨에 이어 3위로 올렸다. 이는 지난주 6위에서 3계단 뛰어오른 것이다.
지난달 6일 폭스뉴스 주최 1차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2부 리그’ 주자로 출연해 발군의 토론실력으로 지지율이 급상승한 피오리나는 오는 16일 열릴 CNN 주최 2차 토론회에선 ‘1부 리그’로 합류해 트럼프를 직접 상대하게 된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자신에 이어 지지율 2위를 달리는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에 대해서도 독설을 퍼부었다.
카슨이 전날 캘리포니아 주(州) 애너하임 유세에서 자신의 신앙심에 의구심을 제기한 데 대해 트럼프는 "나는 믿음이 아주 강한 사람"이라고 반박하면서 "오히려 카슨은 믿음이 그다지 크지 않은 사람이다. 카슨은 과거 낙태 (지지) 그룹에서도 영향력이 컸던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카슨의 점잖은 스타일을 겨냥해 "카슨은 공화당의 젭 부시 같은 사람을 ‘에너자이저’처럼 보이게 만드는 사람"이라면서 "카슨은 절대 다음 대통령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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