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공화 대선후보 토론 레이건 기념관 표정
▶ 토론 5시간 전부터 시위대‘망언’규탄 레이건 깃발 보수집결
16일 시미밸리의 레이건 기념관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반이민 막말에 반발하는 이민자들이 트럼프 반대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른쪽은 친 트럼프 시위대가 ‘불법 이민자를 막아라’는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최경근 인턴기자>
내년 대선 공화당 경선 레이스의 분수령이 될 16일 제2차 대선 후보 토론회가 열린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기념관.
현 공화당의 ‘뿌리’이자 보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기념관을 무대로 열린 이날 대선 토론회는 미 전국의 눈길이 쏠린 가운데 현장에서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기대와 함께 반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목소리가 울리는 등 뜨거운 분위기 속에 벌써부터 생동하는 대선 캠페인 열기가 느껴졌다.
■긴장과 열기의 현장
이번 토론회는 특히 지난달 6일 1차 클리블랜드 토론회에 이어 공화당 경선 향방을 가를 수 있는 승부처로 떠오르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반이민 발언들과 막말 및 돌출행동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지율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리면서 트럼프 대 나머지 10명 후보들의 대결로 펼쳐졌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토론회 장소인 레이건 기념관 입구에는 본 토론회가 시작되기 대여섯 시간 전부터 다수의 이민자단체 관계자들을 포함한 트럼프 반대 시위대와 지지자들의 함성이 울렸다.
이에 따라 레이건 기념관 진입로 초입에는 질서유지를 위해 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됐고, 행사 진행요원들이 출입증을 일일이 검사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트럼프 찬반 시위대 언쟁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 입구는 16일 정오부터 트럼프 지지자와 반대자 300여명이 모여 찬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의 표적은 역시 트럼프였다. 트럼프의 모습을 한 ‘피냐타’(Pinata) 인형과 붉은 X자가 새겨진 트럼프 사진도 등장했다.
트럼프 반대자들은 영어와 스패니시로 ‘공화당 반대, LA에서 인종차별 퇴출, 트럼프 부끄러운 줄 알라, 공화당 근조, 우리 다함께 연대를’ 쓴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고, 최근 트럼프의 인종차별성 막말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며 대선 후보의 품격을 지적했다.
자신을 에르난데스라고 밝힌 40대 라티노 남성은 “트럼프의 이민자 혐오 발언이 도를 넘었다”며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돼서는 결코 안 된다”고 밝혔다.
히스패닉 올리비아 뮤레이(22)는 “트럼프가 이민자 혐오 발언을 할 때마다 불쾌하고 혐오스럽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두렵고 미국 민주주의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 입구에 모인 사람들 중 약 40%는 트럼프를 적극 지지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트럼프는 미국의 진실을 말하고 있다, 트럼프를 치켜세우자, 진보 미디어를 믿지 말라’고 쓴 팻말을 들고 트럼프와 공화당 후보들을 반겼다. 일부 공화당 지지자들은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전직 군인과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레이건 기념관의 상징성
이날 후보들은 레이건 전 대통령을 통해 보수층 표심을 잡기 위해 노력했고, 부시 전 주지사는 최근 유세에서 레이건이 자신의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를 러닝메이트로 내세워 대통령으로 당선된 1984년을 기려 ‘레이건-부시 84’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나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가 열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기념관은 도서관을 겸하고 있으며 그 규모가 역대 미국 12명 대통령 도서관 가운데 가장 크다. 마데라 도로에서 갈라지는 진입로 이름은 ‘대통령로’(Presidential Drive)로 불리며, 제40대 대통령이라고 해서 번지수도 40이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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