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지노업체 마제스타 사회공헌 쏟아내며 사업진출 노려 ‘눈길’
면세점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고등학교 무료급식 제공까지 약속하며 면세점 사업 진출에 안간힘을 쓰는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신라호텔카지노를 운영하는 마제스타는 보도자료를 통해 면세점 사업에 진출하게 된다면 제주지역 고등학교에 야간 무료급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공부하는 읍·면 지역 고등학교에 급식비 지원을 시작해 차례대로 시내 지역 고등학교, 그리고 제주 전 지역 중학교까지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야간 급식비를 지원하면 제주의 고등학생들이 식대 걱정 없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며, 고등학생들의 야간 자율학습 참여도가 높아져 학력수준도 향상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제주도교육청에 알아본 결과 도내 전체 30개 고등학교에 야간 급식비를 지원하게 되면 114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도내 전체 중학교 무상급식 예산은 약 93억원이다. 이 두 가지를 합치면 총 207억원에 이른다.
이 업체는 급식비 지원 외에 제주4·3사건의 생존자와 유가족들의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에 대한 의료비를 단계적으로 지원해 의료 지원의 제한을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제주4·3사건과 같은 참극이 재발하지 않기를 염원하며 회사 직원들이 매년 상·하반기에 도내 4·3 유적지와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자원봉사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 발전을 위해 헌신한 재일제주인 1세대의 ‘죽어서는 꼭 고향에 묻히고 싶다’는 염원을 해결하기 위해 ‘재일제주인 납골당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제주에 정착하기를 원하는 재일제주인 2·3세대를 위해 ‘재일제주인 복지타운’을 건립해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어와 한국문화 및 역사에 대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기약하기도 했다.
4·3사건 생존자와 희생자를 위한 사업, 재일제주인을 위한 사업에는 현재로선 얼마 만큼의 돈이 들어갈지 가늠하기 어렵다.
어쨌든 마제스타는 이들 사업을 위해 면세점 사업으로 발생한 영업이익의 3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업체는 연간 얼마의 영업이익을 내야 할까?
예를 들어 고등학교와 중학교 무상급식비 207억원만 고려해 단순하게 역산하면 이 업체는 연간 최소 69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야 한다. 거기에 다른 약속까지 모두 이행하려면 1천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려야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내국인면세점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천81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업체의 잇따른 사회공헌 약속은 알맹이 없는 빈 공약(空約)과 같을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JDC는 제주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제주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지만, 이 업체는 그보다 유동인구가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제주항 외항 국제여객터미널의 출국장 면세점 진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주 출발 국내선 총 탑승객은 1천329만2천9명이지만 제주항을 통해 들어온 크루즈 관광객은 59만명에 불과했다.
아무리 면세점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하더라도 ‘황금알’을 무한 정 낳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 업체는 보도자료 속 약속이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이라는 점을 설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내 한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기 전이라서 무더기로 사회공헌 약속을 쏟아내고 있지만 실제로 면세점 사업을 하게 됐을 때 그런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의심의 눈총을 보냈다.
일부에서는 상장회사인 이 업체가 이런 자료를 통해 주가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마제스타의 박영웅 상무는 "사업계획서에 사회공헌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담았다"며 "사실 급식비 지원은 카지노사업 이익을 환원하기 위해서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주가에 대해서는 온라인게임 출시가 임박해 소폭 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을 뿐 이 사업을 통해 인위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업체는 지난 15일에도 보도자료를 내 면세점 사업에 필요한 150여명의 인력을 모두 제주도민으로, 100% 정규직으로 채용할 것을 약속했다.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한 ‘로컬푸드 전문관’을 설치해 생산자가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크루즈항 면세점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동문시장과 지하상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휴 상품을 제공해 옛 도심인 ‘칠성통 상권’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이 업체는 지난 10일 처음으로 제주항 외항 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설치를 위한 비관리청항만공사 입찰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제주도가 추진하는 이 사업은 지상 2층, 건물 전체면적 3천300㎡ 규모의 면세점과 우수상품전시장, 홍보관 등을 지어 면세점 부분을 운영하는 사업이다.
현재 제주관광공사와 온플렌인터내셔널, 청봉환경, 시티플러스 등 모두 5곳이 참가할 예정이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사업 참가 접수는 18일 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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